흔히 ‘세계 정상의 발레단’하면,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키로프 마린스키 발레단,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등을 떠올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3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7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발레단이 있다. 바로 1931년에 창단된 영국 로열 발레단이다. 짧은 기간에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영국 발레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에 속 시원히 답해줄 행사인 ‘Forward Motion 2004’가 영국문화원과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의 주최로 22일(월)부터 5일 간 서울 시내 5개 대학에서 열린다. 영국 무용 백년사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번 행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세종대학교, 경희대학교, 국민대학교, 서울대학교 등 5개 학교를 22일부터 하루에 하나씩 순회하며 열린다.

영국의 무용을 소개하고 21세기 들어 각광받고 있는 무용영상산업을 알릴 목적으로 준비된 이 행사는 ‘필름과 비디오로 보는 영국 무용 백년사 영상 상영회’, 영상을 활용한 강의인 ‘영국 무용 백년사 비디오렉쳐’를 통해 영국 무용 백년사의 모든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상영회와 강의 이후에는 ‘영국 무용 유학 설명회’가 열린다.

영국 무용 백년사를 소개할 영상 상영회와 강의의 자료들은 1900년대 초기 흑백무성필름에서 21세기 최첨단 디지털 무용영상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이다. 이 영상자료는 영국문화원의 주도로 BBC, 채널 4 등 영국의 주요 방송사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와 개인 영상작가 소장본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한 아카이브 작업의 결과물로, 현재 동아시아, 유럽, 남미, 호주 등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영국 무용예술의 발전사를 소개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이 행사를 주최한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기획실장 우연씨는 “외국에서는 무용을 영상 등 다른 산업의 소스로 사용하여 무용의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며 “무용 전공자뿐만 아니라, 영상이나 뉴미디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교양 강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월), ‘발레뤼스의 새로운 시작(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영국 무용의 초기단계를 소개한다.
▲23일, ‘로열 발레단의 전신과 발전사(국민대학교)’: 영국의 대표적 발레단인 로열 발레단의 형성과 발전사를 살핀다.
▲24일, ‘영국무용의 새로운 움직임(경희대학교)’: 로열 발레단 외 영국 주요 발레단들의 탄생과 발전을 다룬다.
▲25일, ‘진보의 발걸음과 댄스 붐(세종대학교)’: 7, 80년대 현대무용의 맥을 짚는다.
▲26일, ‘무용과 영상예술의 접목(서울대학교)’: 2000년대 이후 무용을 주제로 한 영상이나 실험적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서울대에서 열리는‘무용과 영상예술의 접목'

서울대학교에서는 26일(금) ‘무용과 영상예술의 접목’이라는 주제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83동 604호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되는 영상상영회에서는 현재 영국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들의 화제작과, 영상제작자와 무용예술인 간의 공동작업이 소개된다. 무용을 활용한 광고나 무용영상페스티발 수상작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무용관련 영상이지만 영상 자체로서도 훌륭한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은 영상들이 소개된다. 한편 오후 1시부터 83동 404호에서는 영상 상영회와 같은 주제로 무용사학자 제인 프리차드의 강의가 준비돼 있다. 또 3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다비드 스틸(런던 현대무용학교 교장)을 초청해 영국 무용 유학에 관한 조언을 듣는다. 순수 무용 외에 영상제작과 관련된 작품이 다양하게 소개되는 이번 행사는 전공자뿐 아니라 공연예술학이나 영상에 관심 있는 서울대인들에게도 유익한 행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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