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종합화, 자율화, 연구중심화 등에 노력 기울여

제25대 총장후보 투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서울대 총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의 최고 자리에서 시대의 변화와 함께 하며 서울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대학신문』은 1946년부터 2010년 현재까지 서울대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하며 재직했던 24명의 총장들의 공약과 행보를 돌아봤다.

◇역대 총장들의 주요 행보

한국전쟁 후 서울대 총장들은 대학종합화 추진에 노력을 기울였다. 1960년대 서울대는 연건동, 동숭동, 소공동 등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어 종합대학보다 연립대학의 성격이 더 강했다. 이에 1966년 8대 신태환 총장은 서울대 캠퍼스를 5개 센터로 통합하고 각 센터별로 동일한 계열의 기구를 종합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러한 캠퍼스 종합화의 추진은 11·12대 한심석 총장이 재직 중이던 1975년 결실을 맺어 관악캠퍼스 이전이 완료됐다.

종합화와 더불어 서울대 총장들은 대학자율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3대 장이욱 총장이 이승만 정권과 갈등을 빚으며 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1991년까지 서울대 총장은 사실상 정부에 의해 결정돼 학교의 자율성은 보장받지 못했다. 8대 신태환 총장은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를 막으라는 정부의 압력이 들어오자 자진사퇴했다. 16대 이현재 총장은 1985년 발생한 미문화원 점거 사건 가담 학생에 대한 제적을 거부해 전두환 정권에 의해 전격 해임됐다. 당시 총장뿐 아니라 부총장, 단과대 학장 등 보직교수들이 전원 교체됐을 만큼 서울대 교직원 임용에서 서울대의 자율성은 희박한 상황이었다.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교수들은 1980년대 학원 민주화의 바람 속에서 직선제 총장 선출을 요구하게 되고 1991년에는 첫 직선제 총장으로 19대 김종운 교수가 선출됐다.

또 학외 및 학내에서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서울대 총장들이 꾸준하게 추진해 온 것은 서울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13대 윤천주 총장은 주체성 있는 학문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를 지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고 17대 박봉식 총장 역시 대학원의 효율적인 학사운영과 연구의 내실을 기해 연구가 활성화된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화시대에서 지식기반사회로의 대전환을 맞이한 1990년대에 들어서는 연구중심대학을 향한 행보가 더욱 가속화됐다. 1995년에 취임한 20대 이수성 총장은 대학원뿐 아니라 학부대학의 연구 활성화,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열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힘썼다.

◇최근 10년간 총장들

최근 10년간 총장직을 역임한 이는 22대 이기준 총장, 23대 정운찬 총장, 현재 24대 이장무 총장이다. 이기준 총장은 재임 시절 여러 대학과 국제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고 도쿄대와 교류 및 협력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서울대의 국제화를 위해 힘썼다. 그러나 재직시절 판공비 남용, 사외이사직 겸임, 아들의 국적·병역 비리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총학생회의 ‘대학본부 불신임 총투표’를 통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이어 취임한 정운찬 총장의 경우 3불정책을 강력하게 내세운 정부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 한편 지역균형선발제도 시행과 학부제 개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2005년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 학사관리 엄정화 등에 대한 반발의 일환으로 교육투쟁 및 비상총회를 열었으며 사회대를 비롯한 일부 단과대가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학외에서는 ‘3불정책 재고’를 주장했던 정 총장의 발언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강력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장무 총장은 발전기금 3,000억원 모금을 약속했고 지난 1월 목표금액의 약 94.8%를 모금하는데 성공했다. 또 취임 당시부터 주장했던 법인화를 임기 내에 완료하기 위해 법인화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공약으로 제시했던 법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부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실시한 법인화 찬반 총투표 결과 과반수가 훨씬 넘는 79.28%의 학생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신임 총장이 맞게 될 변화는?

학칙 11조에 의하면 서울대 총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감독하고 학생을 지도하며 본교를 대표하는 직책이다. 서울대 총장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 교육공무원으로 학내 각종 인사에 대한 임면권을 갖는다. 또 서울대 총장은 대한민국 학문분야의 수장이라는 상징적인 지위와 함께 명시적으로는 장관급이지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위상을 갖는 자리에 25번째로 취임하게 될 신임 총장은 많은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서울대 법인화안의 통과 여부가 제25대 총장의 위상과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법인화안이 통과돼 서울대가 법인화되면 신임 총장은 법인화 실무를 총괄하게 된다. 법인화안에 따르면 총장은 법인서울대의 최초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게 될 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과 초대 이사장을 겸임하고 설립준비위원의 임면권 역시 총장에게 주어진다. 세종시 제2캠퍼스 논란과 멀티캠퍼스 조성 논의 역시 신임 총장이 직면하게 될 문제다. 여러 변화를 맞이하는 2010년 차기 총장과 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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