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맞이하는 인디다큐, 어디로 가야 하나

사진: 신동호 기자  clavis21@snu.kr
올해는 한국에서 ‘독립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시도한 지 30주년, ‘인디다큐페스티벌’을 개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달 28일(일), ‘지금이 아니면 안 돼’라는 제목으로 열린 인디다큐포럼은 그간의 현장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변성찬 영화평론가는 “지난 십년을 돌아보는 것보다 미래의 십년을 준비하는 데 고민의 초점을 맞춰보자”고 포럼의 목적을 밝혔다.

현 인디다큐페스티벌 공동집행위원장인 김환태 감독은 ‘인디다큐페스티벌’의 대담 기록을 토대로 지난 10여 년간의 인디다큐영화계를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인디다큐페스티벌이 영화제의 초창기부터 참여했던 인디다큐 관계자들만의 잔치가 되어간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는 신진 작가나 외국 작가의 우수 영화가 상영작으로 고려되지 않는 등 페스티벌의 영화 선정 범위가 좁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디다큐페스티벌 문정현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는 더 많은 작품과 사람이 모여 판을 키워야 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는 자격이 되는 외부 인사를 초빙해 조직위를 구성하거나 우수 작품을 초대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활성화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세 명의 성전환 남성들의 커밍아웃 이야기를 다룬 영화 「3xFTM」의 김일란 감독은 “배급과 상영활동은 관객과의 소통의 일종”이라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홍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상업영화에 비해 인디다큐영화는 제작비보다도 높은 홍보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며 홍보 아이디어를 치열하게 고민해 볼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김일란 감독은 영화 「3xFTM」 개봉 전에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책을 출판하고 동성애자를 초청한 극장개봉 응원파티를 여는 등 새로운 홍보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

한편 영화계의 미학적 변화를 진단해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최근 인디다큐영화계에선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 셀프 다큐멘터리 등 새로운 형식을 도입한 영화들이 속속들이 제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네마디지털서울 신은실 프로그램코디네이터는 “새것은 낡은 것의 숙주에서 잉태된다”고 설명하며 “형식적 틀이 달라 상충한 것일 뿐, 그 안에 담겨있는 정치적 물음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고 인디다큐영화의 형식적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끝으로 변성찬 영화평론가는 “인디다큐의 자본력이나 정체성은 앞으로도 계속 장기적으로 토론돼야 할 부분”이라며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창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현실을 짊어지고 나갈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인디다큐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포럼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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