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인터뷰] 한총련 수배자 김준철씨
[졸업생 인터뷰] 한총련 수배자 김준철씨
  • 조용림 기자
  • 승인 2003.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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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지만은 않은 졸업

▲ © 김응창 기자
"학교 들어오기보다 나가기가 더 힘들군요." 2000년 공대 학생회장과 한총련 대의원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4년째 수배자 생활을 해 온 김준철씨는 13학기만에 학사모를 쓰는 늦깍이 졸업생이다. 하지만 늦은 졸업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것은 학교 졸업이 수배자 생활의 졸업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막상 졸업은 했지만 김씨의 사회진출은 한총련 수배와 군대 문제로 가로막혀 있다. 특히 군대문제는 김씨에게 큰 고민거리다. "6학년 때까지는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연기했고, 7학년부터는 공무원 시험을 핑계로 미루고 있어요. 수배가 해제되면 다른 공대생들처럼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고 싶습니다."


오랜 수배생활 동안 김씨는 공대 학생회실에 텔레비젼과 옷장 등 살림을 갖춰놓고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해 왔다. "다른 수배자들은 두 명 중 한 명 꼴로 몸이 상했는데 나는 수배자 체질인지 괜찮았다"며 "늘 학교 밥만 먹는 것이 지겨워서 혼났다"고 힘든 수배 생활을 무겁지 않게 토로했다.


후배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싸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씨는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은 죄도 없이 억울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꾸준히 학생운동을 해온 김씨는 앞으로도 운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한다. "보장된 미래와 안정된 생활을 추구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삶이라고 판단했어요. 뭘 하면서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후배들에게 조금 더 '남을 생각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졸업 후에도 학교 밖을 나설 수 없는 그에게도 언젠가 수배자라는 굴레를 벗고 여느 졸업생들처럼 자기의 꿈을 펼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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