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영어 단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매우 생소한 이 단어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는, 편재(遍在)하는’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어려운 단어가 최근 IT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바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유비쿼터스라는 단어의 뜻에서도 알 수 있듯, 도처에 컴퓨터가 존재하여 인간의 일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중요한 개념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의용 생체 공학의 분야에서도 이러한 개념은 무선 통신 기술들과 맞물려 일상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기술 분야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최근 전자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기사들을 살펴보면,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동물용 RFID칩을 이용하여 애완견을 찾아내는 것이라든가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위급상황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 u-Print서비스를 이용하여 어디서든지 자신의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예들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에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으며,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회사의 경영진이나 엔지니어들은 유비쿼터스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고무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유비쿼터스 기술이 새로운 대세임은 확실하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편리함 정보 집중화의 악용 가능성은 경계해야 그러나,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핵심은 공간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를 고유하게 식별하고 쌍방향통신을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개념에 있기 때문에, 다분히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이 세상 여기저기에 컴퓨터들이 존재하여 나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는 기술이 오히려 나를 구속시키게 된다면, 혹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의 정보들을 수집해 간다면 이것은 불필요한 것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사회학적 통찰과 풍자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원제 Nineteen Eighty Four)」에 등장하는 ‘大兄(Big Brother)’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정보의 독점을 통하여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혹은 이러한 사회체계를 지칭한다. 소설에만 등장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이러한 권력이 존재하여 왔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기술적으로만 보았을 때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엄청난 정체가 톨게이트에서 이루어지는 대기 시간에 비롯되는 것이라면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로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도 결국은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기에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을 통하여 정보의 집중화 그리고 집중화된 정보를 악용하는 사례들에 대해 대처해야 할 것이다.

최종민 대학원 의용생체공학 협동과정ㆍ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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