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생이나 통학하는 학생 모두에게 셔틀버스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중요한 요소다. 또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도 셔틀버스를 애용한다는 점에서 셔틀버스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셔틀버스와 관련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문제들을 『대학신문』이 취재했다.

◇양문형 통학 셔틀버스, 피크시간엔 좁고 서서가는 불편함 가중돼=오후 4시 행정관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향하는 셔틀버스 줄에 섰다. 잠시 후 양문형 버스가 도착해 학생들이 탑승하기 시작한다. 아직 뒤쪽에 공간은 남았지만 앞쪽에 사람들이 몰려있어 더 이상 승객을 태우지 못한 채 버스는 그대로 출발한다. 큰 덜컹거림과 함께 서 있는 학생들이 휘청인다.

최근 서울대입구역과 행정관을 오가는 셔틀버스에서 기존 좌석버스와 달리 문이 양쪽에 달리고 좌석수가 줄어든 양문형 버스가 자주 목격된다. 현재 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버스는 총 22대로, 얼마 전 2대의 버스를 노후화로 폐기하고 양문형 버스 2대를 새로 추가해 현재 11대가 양문형 버스다. 양문형 버스를 추가로 도입한 이유에 대해 캠퍼스관리과 이재천 담당관은 “기존 좌석버스보다 더 많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기에 도입했다”며 “입석까지 포함해 65~70명 정도가 한 번에 탑승하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양문형 버스가 실제로 보다 많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냐는 의문과 함께 통학 셔틀로 걸맞은 버스인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이영현 씨(생명과학부·14)는 “입석으로 꽉꽉 채워 운행해도 메고 있는 가방 때문에 실질적으로 많은 인원이 들어가기 힘들다”며 “또 양쪽에만 잡을 수 있는 봉이 있어서 가운데에 서 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A씨는 “문이 양쪽에 있어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점은 좋은 것 같다”며 “그러나 교통이 막히는 경우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서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셔틀버스 기사 B씨는 “좌석버스와는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석하기 때문에 운행 안전에 있어 신경 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 한 학생이 탑승객으로 가득찬 양문형 셔틀버스 뒷문에 오르고 있다.

◇효율성 기치 아래 늘어난 노동 강도=최근 셔틀버스 정류장에서는 기존 셔틀버스와 다른 관광버스가 보이곤 한다. 얼핏 보면 서울대행 버스가 아닌 듯하지만 앞 유리창 구석에 붙어있는 알림판이 서울대행임을 알린다. 이는 서울대 자체 소유의 버스와 직원이 아닌, 본부와 계약한 전세버스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임차버스다.

학내 임차버스는 이용시간에 따른 큰 수요차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에 처음 도입됐다. 지난해 대학동을 제외한 구역에서 총 11대의 임차버스가 운행했으나, 올해의 경우 대학동 노선에 3대의 임차버스가 새롭게 투입되고 낙성대 노선 버스가 1대 감소해 총 13대가 운행 중이다. 이재천 담당관은 “셔틀버스가 가장 많이 필요한 시간대에는 30대가 넘게 필요한 반면, 수요가 적을 때는 몇 대만으로 충분하다”며 “한정된 예산 안에서 셔틀버스, 기사 수를 늘리는 것보단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임차버스를 도입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차버스 도입이 예산 효율성 증대라는 긍정적인 측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학교에 소속된 버스 기사 수가 줄면서 버스 기사들의 야간 업무량이 늘어났다. 지난해 6명이었던 기간제 직원 중 3명이 계약 만료 이후 재고용되지 않아 현재 총 버스 기사의 수는 법인직원 8명, 무기계약직 직원 8명, 기간제 직원 3명으로 총 19명이다. 셔틀버스 기사 B씨는 “야간 도서관 셔틀버스에는 학교 소속 기사들이 투입되는데 버스 기사 수가 줄어듦에 따라 야간 업무가 늘어났다”며 “이전에는 한 달에 3~4번 정도 야간 업무에 투입됐는데 지금 많게는 6번까지 투입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 늦은 시각 행정관 앞 야간 도서관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처럼 임차버스가 점점 증대됨에 따라 기존 셔틀버스 기사들의 노동 강도는 점차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앞으로의 임차버스 증대 계획에 대해 본부는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천 담당관은 “아직 정해진 장기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승차수요 및 서비스 개선 요구는 꾸준히 높기 때문에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을 지키기 위한 제2공학관행 버스의 위험천만 질주=현재 학내에 운행하는 셔틀버스 노선들 중에는 오전 8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제2공학관과 서울대입구역을 오가는 노선이 있다. 2대의 버스가 배차간격 15분으로 멈추지 않고 운행하기 때문에 각각의 셔틀버스는 30분 안에 순환 한 번을 마쳐야 한다. 이러한 순환버스의 여건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2시간 동안 탑승해 순환과정을 살펴봤다.

오전 8시 30분, 학생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서울대입구역을 출발했다. 출근 시간과 겹침에 따라 교통량이 증가해 버스는 37분에 정문을 통과한다. 가득 태운 학생들과 학내 도로의 보행자로 인해 버스는 보다 느리게 공학관으로 올라가 45분에 탑승객을 모두 내린다. 예상보다 조금 늦어져 빠르게 서울대입구역으로 향하지만 9시 3분에 정류장에 도착한다.

서울대입구역에서 학생들을 태워 오전 9시 4분에 출발한 버스는 증가한 교통량에 11분에 정문을 통과한다. 버스는 17분에 공학관에 도착해 학생들을 내리자마자 다시 출발한다. 제2공학관의 높은 경사를 빠른 속도로 출발한 버스는 도로 사이의 파인 곳과 높은 방지턱에 크게 흔들린다. 기자에게도 충격이 갈 정도의 운행으로 다소 위험하게 느껴진다. 서울대입구역의 교통 신호에 막히자 비로소 기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픈 허리를 주무른다. 빠르게 운전하는 이유에 대해 셔틀버스 기사 C씨는 “신호에 막히지 않는 구간에서라도 급하게 달려야 시간에 맞게 갈 수 있다”며 “한번 늦으면 그 뒤로도 계속 늦어지기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운행하는 제2공학관행 셔틀버스 운행에는 지속적으로 기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시간 엄수’라는 목적 하에 반복되고 있다. 셔틀버스 기사 C씨는 “8시 45분, 9시 15분, 9시 45분에 배차되는 차는 수업 및 출근 시간으로 교통이 더욱 막힌다”며 “만차인 경우 천천히 올라가야 하고 학생이 빈 상태에서만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재천 담당관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문제로 확인 후 개선하겠다”며 “일찍 도착해도 15분마다 정시에 출발해야 해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답했다.

효율성 증진 하에 진행된 임차버스와 양문형 버스의 증가는 셔틀버스 기사와 학생들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왔다. 셔틀버스 기사의 경우 야간 업무가 늘어났고, 학생의 경우 전보다 입석이 늘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 제2공학관행 셔틀버스는 시간에 쫓겨 기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하에 효율적인 운행 방식은 분명히 필요한 현실이지만, 이에 중요한 가치들이 간과되지는 않는가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

 

사진: (위) 김지윤 부편집장 kimjy827@snu.kr

     (아래) 유승의 기자 july2207s@snu.kr

삽화: 이철행 기자 will50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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