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화) 감골식당에 “‘비건’식으로 제공되던 채식뷔페가 9일부터 ‘락토-오보’식으로 제공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논란이 됐다. 비건식은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이고 락토-오보식은 유제품과 달걀은 먹는 채식이다. 채식뷔페 리뉴얼 소식에 학내 비건들의 모임인 ‘서울대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모임’(비지모)과 사회대 학생회는 감골식당의 메뉴변경이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후 총학생회, 생활협동조합(생협), 비지모, 사회대 학생회가 면담을 진행했고, 생협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번 주만 락토-오보식으로 진행하고 이후에는 다시 비건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생협은 감골식당 입구에서 스티커 설문을 진행했고, 비건식보다 락토-오보식을 선호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결과가 나와 락토-오보식으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생협 김태수 FS사업팀장은 “채식뷔페의 메뉴를 다양화하고 질을 높이려면 락토-오보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건강 때문에 채식을 하는 이용자가 훨씬 많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락토-오보식 전환을 결정했던 배경을 밝혔다.

채식뷔페 리뉴얼 결정 소식에 비지모와 사회대 학생회는 반대 입장을 표했다. 비지모 김현지 회장(인류학과·17)은 “채식뷔페는 채식주의자들의 먹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생긴 것인데 수요를 따져 락토-오보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채식뷔페의 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사회대 윤민정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5)은 “학생의 의견과 관계없이 메뉴가 바뀌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비지모와 사회대 학생회의 반대에 생협은 학생들이 락토-오보식 전환 배경을 오해하고 있으며 재차 의견을 수렴해 재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김태수 팀장은 “채식뷔페의 약 12가지 메뉴 중 평균 한 개 정도가 락토-오보 식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비건들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락토-오보식으로 전환 결정을 한 것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들어보고 비건식이 채식뷔페의 의미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일 비지모, 총학생회, 생협, 사회대 학생회가 면담을 가진 끝에 생협은 채식뷔페를 이미 발주가 들어간 이번 주 식단은 락토-오보식으로 진행하고, 이후에는 계속 비건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김태수 팀장은 “일반 학생들은 비건식도 먹을 수 있지만 비건 학생들은 비건식이 아니면 먹을 수 없기에 훨씬 절실하다는 점을 받아들였다”고 결정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미 발주가 들어간 메뉴 중에서도 비건식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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