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근무환경 개선” 생협 노동자 30년 만에 파업
“임금 인상·근무환경 개선” 생협 노동자 30년 만에 파업
  • 김용길 취재부 차장
  • 승인 2019.09.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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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노동자, 근무환경 개선 거듭 요구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 소속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카페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목)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학생회관·기숙사(919동)·자하연(109동) 식당과 카페 ‘느티나무’ 일부 지점의 경우 비조합원 직원을 중심으로 19일에는 임시로 운영했으나 20일에는 모두 운영이 중단됐다. 제3식당(75-1동)은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파업 첫날에는 점심 영업을 했으나 20일부터는 영업을 중단했다. 파업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생협 파업은 1989년에 있었던 파업 이후 30년 만이다. 올해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대학노조는 지난달 3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9일 중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조정이 중단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에 지난 17일 대학노조 생협 임시총회에서는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가 상정됐으며, 조합원 104명 중 97명이 참석해 94명이 쟁의에 찬성해 노조는 19일 파업을 결의했다.

대학노조는 파업 이후 진행한 행정관 앞 집회에서 △기본급 3% 인상 및 명절휴가비 지급 △기형적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 및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생협은 기본급을 2.5%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서 3%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절휴가비의 경우에도 현재 노조는 연 2회 각 기본급의 30%를 지급하라고 주장했으나, 생협 사무처는 연 2회 각 15% 지급 또는 정액으로 연 60만 원 지급을 제안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노조는 현 호봉체계의 상승 폭이 지나치게 작다고 주장했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생협 식당·카페 노동자의 호봉체계는 1호봉 기본급이 171만 5천 원에서 시작해 10년을 일하면 200만 원, 거의 40년을 일해야 300만 원으로 오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생협 사무처는 호봉체계가 기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생협 사무처 관계자는 “현 호봉체계는 2017년 당시 노사 합의와 지노위 조정을 모두 거쳐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자들은 휴게시설 및 근무환경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노조 이창수 부지부장은 “어떤 식당은 휴게실이 부족해 식당에 돗자리를 펴야 겨우 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남·여 샤워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식당도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휴게 시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느티나무의 한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9시간 근무 시 1시간 휴게시간이 보장돼야 하나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에 의하면 느티나무 직원들은 30분씩 점심시간을 교대로 갖고 있어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머지 30분의 휴게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명이 쉬러 나가면 나머지 직원에게 부담이 지나치게 가중돼 사실상 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학기 중에는 손님이 많은 데다가 키오스크가 생긴 후 직원이 줄어 더욱 일이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생협 사무처는 “오래전에 지어진 동원관이나 자하연 식당 같은 경우 시설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휴게시간은 잘 보장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파업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대학노조는 본래 19일 하루 파업을 예고했으나, 20일 있었던 교섭에서도 협상이 결렬되며 주말에도 파업을 이어갔다. 이창수 부지부장은 “19일 생협 사무처는 사후 교섭 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채 적은 수의 수습 조리사와 계약직 노동자만으로 식당의 영업을 무리하게 이어 나갔다”라며 “교섭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파업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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