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모인 서울대 학생들... “스승들이 더 이상 알파벳으로 불리지 않았으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모인 서울대 학생들... “스승들이 더 이상 알파벳으로 불리지 않았으면”
  • 박건우 기자
  • 승인 2020.07.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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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화) 오후 2시 행정관 앞 총장잔디에서 끊이지 않는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과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긴급행동이 열렸다. 특히 이번 긴급행동은 학내 실태를 대외로 알리기 위해 행정관 앞 총장잔디에서부터 서울대입구역까지 방송차량을 동원해 행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행진에는 △음대 내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음대특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 서울대학교 2020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근절특위) 등 학내 18개 단위가 참여했다.

먼저 이들은 총장잔디에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여럿이 모이는 집회인 만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최 측에서는 참여자들에게 △마스크 상시 착용 △체온측정 진행 △너비 2m 현수막으로 거리 두기 유지 등을 권고했다. 발언 전 펼쳐진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행정관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4층에 위치한 총장실을 손으로 가리키며 “반복되는 성범죄 오세정이 해결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사태를 총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이후 발언에서는 다양한 지적과 제언들이 이어졌다. 음대특위 김서정 위원장(기악과·17)은 “서울대학교는 언제쯤 가해 교수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며,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할 것인가”라며 “서울대가 가해 교수를 다시 학교에 들이지 않고, 피해자를 보호할 줄로 믿는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가해 교수의 행위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고, 그런 행위가 용인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라고 일갈했다. 뒤이어 발언한 인문대 신귀혜 학생회장(국사학과·17)은 학생이 배제된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의 구성을, 동아리연합회 김희지 부학생회장(철학과·15)은 교수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력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음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발언을 이어나갔다. B교수, C교수가 음대 소속 교수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석회의 김현지 의장(자유전공학부·18)은 발언에서 “학생이 배제된 징계위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음대 B교수와 C교수 사건이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음대 학생이 직접 발언대에 서기도 했다. 발언에 나선 이유림 씨(국악과·18)는 “B, C교수의 파면을 위해 연대할 것”이라며 “당연한 것을 위해 애쓰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라는 말을 남겼다.

학내에서 예정된 행사를 모두 마친 뒤, 이들은 방송차량과 합류해 서울대입구역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학내 상황을 대외에 알리기 위함이다. 행진 대열의 최전방에서 여러 명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에게 학내 실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1시간 넘게 행진해 서울대입구역에 도착한 뒤, 사회대 서혜지 학생회장(언론정보학과·18)이 추가로 발언을 진행했다. 그는 “단지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 받기를 원할 뿐”이라며 짧게 발언을 마쳤다. 연석회의 김현지 의장의 마무리 발언을 끝으로 긴급행동은 종료됐다.

비가 추적하게 내리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30여 명의 학내 구성원이 이번 긴급행동에 참여했다. 최인영 씨(사회복지학과·17)는 “내가 공부하고 생활하는 이 공간에서 학생의 권리가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것 같아 분노했다”라며 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한 “서울대 내에서는 우리의 기본적 권리가 처절하게 외쳐야만 겨우 보장된다는 상황을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라고 말하며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사회를 맡았던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대학가 공동대응’ 홍류서연 기획단장(사회학과·17)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을 경우의 추가 대응을 계획하고 있는지 묻자, “음대특위 차원에서 아직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사회학과 H교수 사건 당시 성낙인 총장이 징계위 결정을 재가한 것처럼, 오세정 총장에게 불승인을 요청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진: 김별 기자 dntforget@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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