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강연회 | 제81차 통일학 포럼 여야 당대표 초청 토론회 ‘MZ세대, 한반도의 미래를 묻다’ 1부

지난 18일(목) 문화관(73동) 중강당에서 통일평화연구원 주최로 제81차 통일학포럼 여야 당대표 초청 토론회: ‘MZ세대, 한반도의 미래를 묻다’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통일평화연구원장 김병연 교수(경제학부)는 MZ세대와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토론회는 통일평화연구원의 유튜브 채널과 ZOOM으로 생중계됐으며, 김 교수가 사전에 수합된 질문을 바탕으로 이 대표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이 바라보는 북한과 통일=한반도의 미래를 논함에 있어 미국의 대북정책은 빠질 수 없다. 김병연 교수는 이준석 대표에게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후 체감한 미국의 대북정책 분위기를 물으며 운을 뗐다. 이 대표는 “바이든 정부는 대북 문제에 관심이 아주 강하지는 않고, 오히려 한국의 대중국 전략에 큰 관심을 보였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교수가 “미국의 대북 정책이 구체적으로 준비된 것 같지 않다”라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바이든 정부도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현시점에서 새로운 대북 교섭이나 외교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을 뿐, 한미일 삼각 동맹에 큰 관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와 미국이 이에 보이는 관심도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단계인 종전선언은 이후 있을 비핵화 협상과 경제 협력, 제재 해제 등의 과정에 비하면 어렵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후 단계에서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데, 남북한의 상호주의 원칙하에서는 대안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효과만을 노려 임기 말에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평화적 흡수 통일론과 MZ세대=‘평화적 흡수 통일론’이란, 서독과 동독의 사례와 같이 남한의 체제에 북한을 평화적으로 흡수시키는 통일 담론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평화적 흡수 통일론을 주장하며 “MZ세대가 대북 유화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온 지 20년이 넘은 대북 유화 정책에 젊은 세대가 동하지 않는 것은 여당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통일평화연구원이 진행한 ‘2020 통일의식조사’를 들며 MZ세대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항목에 가장 많이 동의했다는 결과를 전하자, 이 대표는 “이런 결과는 통일로 인한 세금 부담, 일자리 부족 등의 편견에서 도출된 것”이라며 사고 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 이후의 토지 분배 방식만으로도 통일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고 실험은 북한에서 가장 먼저 개발해야 할 토지와 개발에 따른 부수 효과들, 토지를 공유재로 분배했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과 이점이 무엇인지 등을 검토하고 제기되는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어떤 담론을 만들어낼 때 적어도 이런 사고실험의 과정을 거쳐야 비교적 정확한 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 

정부와 학계에서도 정확한 담론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통일 이후 북한에 초등 교사를 파견할 준비가 돼있는지, 현재 하나원에서 진행되는 탈북자 교육을 어떻게 2,500만 명에게 보급할 수 있는지와 같은 현실적인 사안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대 간 차이는 어떻게 극복하나=MZ세대와 기성세대는 통일에 관해 의견을 달리한다. MZ세대는 가치 중심적 성향이 강하지만, 기성세대는 통일이라는 목적 자체에 중점을 둔다. 이 대표는 “북한에서 발생하는 인권 유린을 용납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을 것”이라며 세대 간 토론이 활발해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이 통일돼 총선거를 한다면 제1당이 노동당이 될지도 모른다”라며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이런 고민은 분명 통일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나 국가 연합 등, 제도에 관한 고민이 정치권 밖에서도 활발히 토론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MZ세대가 통일에 대한 의지가 가장 약한 세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이 대표의 주장을 두고 “통일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MZ세대에게 비싸게 통일을 구매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평화적 흡수 통일론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흡수 통일이 진행되는 동안 국방비 지출과 같은 고정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오히려 여러 경제 협력 등이 북한 체제의 모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추가로 김 교수가 세대 간 통일 의식의 괴리를 좁힐 필요성에 관해 묻자, 이 대표는 “사회가 꼭 한 가지의 통일 담론만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라며 “세대별로 상이한 담론이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세대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논쟁이 자주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부연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이상우 씨(정치외교학부·20)는 “이 대표가 구상한 사고 실험과 이를 통한 통일 대비의 필요성에는 많이 공감했다”라면서도 “대비책 중 일부는 완벽하게 체계화되지 못한 부분이 있던 것 같아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23일 이어지는 여야 당대표 초청 토론회: ‘MZ세대, 한반도의 미래를 묻다’ 2부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 하주영 기자 sisn0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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