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선거운동본부 「자정」이 최종 실투표율 51.5%, 찬성 득표율 93.5%로 당선됐다. 「자정」은 제61대 총학 「내일」이 2019년 11월 사퇴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공석을 메웠다. 이번 학기부터 본격적인 대면 활동이 시작되고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기대가 전보다 높아진 만큼, 총학 「자정」은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동안 총학의 부재로 해결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균형 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총학 「자정」의 주요 공약은 △GPA 공약 △비대면 수업 공간 마련 △코내기 배움터 △학내 교통편의 개선 등 학생 복지 및 권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학생 생활밀착형 공약 외에도 「자정」은 학내 노동자 처우 문제, 군 인권 문제와 같은 학내 인권 문제 등 총학이 없는 기간 동안 쌓인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구성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학교와 교섭해야 한다. 「자정」은 지난 공동정책간담회에서 학내 인권 문제에 관해 인권집담회를 진행하고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포괄적인 의견 수렴 중심의 인권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진행된 ‘서울대 인권헌장·대학원생 인권지침 제정(안) 공청회’에서 특정 조항을 두고 논쟁이 오가 의견 수렴에 어려움을 겪은 선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 제고를 위한 논의가 총학의 부재 기간 동안 멈춘 상황에서, 「자정」은 단순한 인권집담회 개최에서 더 나아가 인권 문제 해결 및 실천을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예산 문제나 비교적 짧은 임기 등으로 「자정」의 공약 이행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학신문』이 집계한 전대 총학의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면, 제59대 총학은 약 28.1%, 제60대 총학은 약 42.5%, 제61대 총학은 약 35%를 기록해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학생사회를 향한 관심과 신뢰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신임을 받은 「자정」은 종전의 미진한 공약 이행률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공약 이행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할 것이다. 

총학 「자정」은 93.5%의 높은 찬성 득표율을 보였으나 최종 실투표율은 51.5%로, 무투표 반대 의사를 보이거나 무관심 등의 이유로 투표하지 않은 학생 역시 절반 가까이 된다. 「자정」은 나머지 48.5%의 유권자도 아우르는 포용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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