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수) 관악캠퍼스 문화관(73동)에서 제28대 총장 선출을 위한 공개 소견발표회가 열렸다. 추첨 결과에 따라 이철수 교수(법학과), 유홍림 교수(정치외교학부), 차상균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 남익현 교수(경영학과) 순으로 소견발표가 이뤄졌으며 사회는 신석민 교수(화학부)가 맡았다. 아래는 이날 소견발표회에서 이뤄진 후보자별 질의응답 전문이다.

 

공통 질의

1.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가 나타내듯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고, 최근에는 미중 패권 경쟁과 기후 변화 양상이 실질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대가 추구해야 할 비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서울대가 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철수: 학교 운영 계획이나 장기발전계획에서도 인류의 변화에 대응해 서울대가 난제를 해결하고 공헌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중점 추진과제들이 담겨 있다. 나 또한 이 방향에 동감한다. 전 세계가 하나로 뭉쳐 같이 도와가는 이 시대에 서울대가 어떻게 기여할 지에 대한 전략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연구가 가장 우선적인 공헌의 전략으로 생각하고 국제화에 기여한다고 본다. 지금 이와 관련된 많은 방안이 제시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형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개도국에 지원하는 등 한국적 가치의 확산과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홍림: 과학기술이 큰 변화를 맞고 있고, 여러 기후·환경부터 사회 문제까지 복합적인 위기 혹은 불확실성을 맞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공감한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내가 제시했던 융복합 플랫폼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개별 연구 조직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경험한 바로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통합된 연구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이 그동안 지속돼 왔고, 그 결과로서 올해 2월에 국가미래전략원이 출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플랫폼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의 서울대의 방향에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차상균: 4차 산업혁명은 내가 수년 전부터 이야기했으며, 미중 패권 문제 또한 중국과 상호작용하며 수년 전부터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에 글로벌 리서치 파크를 미국이나 유럽에 세워서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 나뉘며 원래 중국이 차지하고 있던 미국 혹은 유럽의 공간이 비게 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서울대가 빨리 앞장서 그 국가들과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 한국에 갇혀 있는 현 상황에서 세계로 나가야 한다.

남익현: 사회와 기술의 변혁에 대해 서울대의 경쟁의 경계 및 강도가 완전히 새로 정의된 것 같다. 대학 간 경쟁도 아니고, 세계 일류 대학 간 경쟁도 아니다. 이런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이 심해지는데, 이때 서울대는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의 모습에 대해 재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도 기술 변화를 전통 교육 방식에 더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 서울대가 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키워낼 때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대학을 뛰어넘는 서울대가 돼야 한다.

2. 포스토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가 교육이다. 서울대가 길러내야 하는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그리고 이런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 개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홍림: 공약에서 말했듯 새로운 배움과 경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의식의 출발이다.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년 동안 사회대의 학장을 역임했다.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 속에서 많은 고민이 쌓이며 교육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향성에 대해 같이 고민하기도 했다. 지금 사회대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70%가 기존의 커리큘럼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는 사회대뿐만 아니라 서울대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한 학부 기초 대학에서의 공통 핵심 역량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문제 해결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다. 모든 응용력이 발휘될 수 있는 토대를 기르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차상균: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경계가 허물어졌다. 대학 내에서의 경계뿐만 아니라 대학과 사회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나는 코로나19가 결국 대학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문학도 잘 알아야 하고 과학기술도 잘 알아야 하는데 이것이 사일로*의 형태로 도입돼 왔다. 이것이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나는 인문·사회 분야 기본 소양 교육을 매우 강화할 것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엔지니어라도 큰일을 할 수 있게 되고, 마찬가지로 인문·사회 분야 전공자들도 과학기술을 제대로 이해할 때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런 융합된 틀을, 경계를 없애는 교육을 시행하겠다.

남익현: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 교육이 대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보완은 해주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교육 방식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서울대는 지적 역량 외에 다양한 리더십과 관련된 품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품성은 공감 능력, 소통 능력, 창의성, 협동 능력, 그리고 리더십 등이다. 이런 부분을 어떤 교육과정 혹은 비교과활동을 통해 발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팀 스포츠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새로운 시대의 문제는 전형적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문제다. 따라서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도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철수: 상아탑 시절에는 전인격적 시민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의 출발점은 수요자의 수요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어떤 인재를 요구할지에 대한 답은 학습제공자인 교수보다 학생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경계의 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유전공학부나 사범대 등에서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고, 여러 혁신적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다. 나는 이 방향이 맞다고 본다. 아울러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모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3. 모든 국가들이 무한 경쟁을 버리는 상황에서 선진국에 막 진입한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내 여러 분야가 있는데, 각 분야의 연구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아울러 그 분야 중 기초 보호 학문 분야와 첨단 융합 분야의 균형 잡힌 연구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차상균: 우리 대학의 연구 잠재력은 세계 최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중국 칭화대 국제평가위원회로 평가한 적도 있고 싱가포르 국립대학도 자세히 들여다봤지만, 서울대의 인적 자원이 그들에 비해 나으면 낫지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가진 체계가 단기적인 과제 위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국가적으로 서울대가 나서서 바꿔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연구의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는 것이다. 노벨상을 받든 창업을 하든 큰 스케일로 갈 수 있는 인프라가 우리나라 전체에서 마련되지 않았다. 이는 서울대가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 학문 기초 분야 보호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다른 학문 분야가 발전하면 기초학문 분야도 같이 발전하게 돼 있다. 결국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남익현: 당연히 서울대의 각 분야별 수준은 어느 정도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수준의 학문 분야는 더 이끌어야 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에 대해서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기초학문을 보호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초학문과 첨단학문은 서로 선순환하는 양 날개라고 생각한다. 기초학문이 기반이 됐을 때 첨단이 발전하고 그것이 다시 기초학문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균형이 잘 잡혔을 때 제대로 된 대학이라 할 수 있다. 첨언하고 싶은 점은, 대학이 모든 연구를 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끼리의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정부 각자의 역량을 합쳐서 연구해야 한다. 예컨대 삼성전자, 구글과 시설 및 인력에서 중요한 역량을 서로 합쳐야 한다.

이철수: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듯 서울대는 양적 성장을 많이 이뤘다. 질적으로 더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게 연구 핵심 방향이 돼야 할 것이다. 연구는 지속성이다. 즉, 학문 후속 세대가 제대로 자라날 수 있게끔 여건을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 융복합 혹은 최첨단 학문 간에는 서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기초학문이 질문을 던지고 여러 실험적 연구들이 답을 하며, 그것이 또 다른 질문을 던져 기초학문이 또 다른 차원의 발전을 하는 것이다. 응용과학이나 융복합학문의 실험을 통해서도 기초학문은 다시 질문을 하고 새롭게 변신하며 또 다른 발전이 돼 가는 것이기에 양자의 관계는 긴장 관계가 아니라 협조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홍림: 대학의 존재 이유 중에 서울대가 감당해야 하는 중요한 기능이 바로 연구중심대학이다. 연구 분야에서 앞으로 미래 학문의 방향이 어떻게 되는가를 연구중심대학에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연구 체제, 분과에 대해서 저희가 새롭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초와 응용이라는 기존의 구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결국 기초와 응용의 혁신적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학의 존재 이유는 국가 속, 그리고 세계 과제 해결에 있다. 이런 부분에서 응용 분야는 국민 경제 살리기와 결합 돼야 하고, 그것이 기존의 기초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추가 발언

차상균: 연구 부분에 부연하겠다. 빅데이터 연구원을 설립하며 약 200~300명 규모의 교수님들이 하나의 장에 모이니 자유롭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또 협력이 일어나는 것을 봤다. 새로운 변화, 기후 변화, 바이오 그리고 우리나라 고유의 학문인 한국학 등 학교 전체를 포괄하는 협력의 장을 만들고, 여기서 교수님들을 모을 수 있는 유인만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협력하고 이것을 시작으로 글로벌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홍림: 연구 분야와 관련해서 내가 파악한 제일 큰 문제는 연구중심대학의 연구 교직이 대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서울대는 인문·사회·이공계를 막론하고 분절돼 있다. 이것을 어떻게 통합하는가가 지금 서울대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익현: 기초학문과 응용학문을 정의하자면, 응용학문은 기초학문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기초학문은 응용학문에서 내는 수익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래서 두 분야가 양 날개로 날 때 대학의 연구력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이철수: 교육 분야와 관련한 답변에 문장을 매듭짓겠다. 나는 교육의 혁신이 거꾸로 연구의 융복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학의 일차적 존재 의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태에서 학생들의 수요를 존중해주는 방법으로 본인 주도의 모델을 만든다거나 다른 전공에 과감히 접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위해 급락제 등을 당장 실시했으면 좋겠다. 실제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실험해 본 결과 상당히 좋은 효과가 있었다.

4. QS 세계대학평가 순위 등 대학 평가에서 서울대가 가장 부족한 부분 중 하나가 국제화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다른 분야인 영화, 음악, 스포츠 등에서는 한류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 국제화는 앞으로 어떤 모습이 돼야 할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있다면.

남익현: 말씀하신 것처럼 QS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부족한 부분이 국제화다. 지금은 외국인 교수와 학생 등을 통해 일정 부분 점수를 받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이분들이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중요하다. 서울대에 와서 불편함으로 인해 떠나는 교수님들도 많이 봤고, 학생들도 영어 수업이 없어서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수업을 듣는 것도 봤다. 심지어 간호학 실습까지 듣는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영어 강의를 개설하고, 이러한 개선을 위해 교수님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첨언하자면, 국제화 이외에 연구 영향력 지표가 개선이 안 되고 있다. 이것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연구 영향력 제고를 위해 추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철수: 얼마 전 미국 프린스턴대 허준이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수학도 협업을 해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국이 어떻게 연구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을지 상상해 봤다. 만약 세계 최고 석학이 한국의 어느 학자와 함께 연구한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세계 랭킹 2위인 것이 필요할지 한국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지 고민한다면, 나는 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적 가치를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의 주변부였다. 이제는 우리가 중심에 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배출해낸 연구자가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제화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유홍림: 서울대는 국제화의 토대가 아직 미비하다. 외국인 학생이 4%가 안 되고, 교수도 5%가 되지 않는다. 또한 지원 체제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아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오히려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우선 인바운드를 위해서는 국제처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국제화의 여러 해외 대학과 연구소 간의 거점 오피스나 공동 대학, 시흥캠퍼스를 이용한 공동 연구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아웃리치 플랫폼은 우리의 자긍심이자 서울대의 목적이다. 우리가 이루는 궁극적 목표 및 가치 지향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차상균: 공약에서 말씀드렸듯 국제부총장을 만들어 서울대의 국제화 목표를 훨씬 더 높게 잡아야 한다.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서방 세계의 선진 혁신 거점에 들어가야 하며, 한편으로는 후방에서 우리와 같이 갈 수 있는 친우들을 모아 우리 학교로 끌어들이는 인재 플로우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봤을 때 우리나라 내년 예산인 640조에 비하면 정말 적은 돈이었다. 우리나라가 이제는 자신있게 세계로 나가서 우리의 위상을 발휘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해서는 사실 국제화라는 이야기가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

5. △교원 △직원 △학생 등 대부분 구성원이 서울대인으로서 자부심이 매우 낮아져 있다고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 있을 것이다. 서울대 공동체의 자부심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에 따라 설명해 달라.

이철수: 서울대의 위기로 지적되는 것이 내부의 여러 문제점이다. 이것은 위기일 뿐만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의 활력을 저하시킨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랑스러운 서울대가 되는 일이고 이를 위해 총장은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대외적인 지원이나 성원을 부탁드리는 것과 우리가 왜 법인화를 했는지에 대한 설득하는 문제다. 그리고 최근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는데, 행복은 갈등을 잘 조정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여기 계신 분들은 내부 갈등이 어떤 것인지 잘 알 것이다. 내가 평소 연구하던 경험을 살려서 갈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처우를 위해 복지 프로그램 등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홍림: 자긍심의 근원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교육, 연구, 공헌에서의 플랫폼들이 자긍심을 살리는 하나의 체제다. 그리고 이것은 관료제 대학으로부터 벗어날 때 가능하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 거버넌스 개혁과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의 자긍심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졸업생들이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연구 성과가 우리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면 자긍심을 느낄 수 없다. 아울러 내가 제안한 글로벌 협력 플랫폼은 그야말로 교육·연구와 어우러져 있다. 이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때 자긍심이 선다고 생각한다.

차상균: 우리가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의 압력이 들어올 때 압력에 굴하지 말고, 이에 대해 대학의 지성으로서 자신 있게 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서울대는 현재의 재정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재정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내가 여러 방법을 제안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적인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 구성원이 모두 불편해하는 것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데, 우리를 잘 모르는 밖의 사람들이 왜 통제를 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그래서 대학이 대학답게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익현: 첫째로 외부의 제약에 의해 구성원들이 좌절감을 많이 느낀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언가를 하려고 하나 할 수 없을 때 자부심이 떨어진다. 이런 외부의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은 곧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할 수 있으나 하지 못하는 것도 많아 구성원들이 소극적 실행자로서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 아이디어의 제창자로서 총장을 비롯한 리더십이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실행해 줌으로써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세 번째로 구성원 보호를 말씀드리고 싶다. 구성원들이 굉장히 주눅 들고 위세가 꺾여 있다. 타당한 외부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

6. 모든 예비후보자가 멀티캠퍼스의 중요성과 활용 방향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상 관악캠퍼스와 연건캠퍼스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따라서 공간의 절대적 양보다 효율적 활용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공간의 효율적 활용 문제, 공간 마스터플랜이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지 말해달라.

유홍림: 통계에 따르면 관악캠퍼스의 경우 공간 활용률이 70% 정도다. 우리가 공간 부족을 말하지만, 관악의 경우 사실 공유공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내가 말한 SNU Commons, 액티비티 카페 등 학생과 교수님들이 교육·연구할 수 있는 공유공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아울러 왜 융합을 하는가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캠퍼스별로 교육이든 연구 관련이든 공유공간을 다 확보해 연건의 학생들이 관악캠퍼스에서도, 관악의 교수님들이 연건에 가서도 협업할 수 있는 그러한 공간의 구축이 공간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차상균: 관악캠퍼스의 경우 과밀하고 캠퍼스의 모습이 많이 훼손됐는데, 장기적으로 캠퍼스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 대학은 캠퍼스 중앙에 대형 강의실이 있는 등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도 그런 모델을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본부와 학생회관이 있는 공간에 대해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 주변에 있는 공간 중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사회적 명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과천이 하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과학 분야 등에서 스케일업을 할 때 이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익현: 장기적으로는 공간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수요에 대해 대응하는 방안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멀티캠퍼스를 통한 방안과 인근 부지 혹은 서울대 자체 부지 자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단기적 활용이다. 현재 공간의 효율적 활용이 전혀 안 되고 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풀링 제도다. 아마 많은 분이 경험하셨을 것이다. 코딩 강의를 열기 위해 대형 강의실이 필요함에도 단과대에서 제공하지 않는다. 결국 강의실 부족으로 강의가 진행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대형 강의실을 서로 풀링할 수 있는 신뢰가 구축된다면 다들 기꺼이 빌려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단과대 공간이 서울대의 공간이 아니라 단과대만의 공간이라는 인식이다. 풀링의 가치가 공유된다면, 주차장을 따로 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철수: 캠퍼스 간의 연계 문제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중 연건캠퍼스와 관악캠퍼스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도록 하겠다. 연건캠퍼스는 관악으로 오기를 일정 부분 원한다. 특히 모든 대학 중 관악캠퍼스에 거점이 없는 대학이 바로 의대다. 그래서 물리적 공간의 한계가 있는데, 이는 지자체 협의를 통해 병원을 짓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나는 공간이 없더라도 기능적 융합을 통해 의대 교수님이 사범대에, 사범대 교수님이 의대에 가는 방안을 생각한다. 그럼에도 물리적 공간의 확보는 시급하고, 그렇기에 학술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낙성대의 경우 과학전시관을 매입하는 방법이나 기부채납된 58동(SK경영관) 등이 연한 만료되면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시행할 계획이다.

7. 앞서 언급된 여러 분야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은 것이 서울대 거버넌스 구조의 부적절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면 거버넌스 개혁에 있어 핵심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법인화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떤 식으로 다르게 접근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답변도 부탁한다.

차상균: 일단 고등교육법부터 사회적 여론을 형성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장관은 대학을 감독한다는 시대에 맞지 않는 법을 고쳐야 한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부터 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기재부와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법인화는 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대학이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려면 재정자립을 위한 그림이 있어야 한다. 재정자립 없이는 아무리 좋은 이야기가 있어도 실현 가치가 없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있다. 정부와 협의를 해서라도 대학이 재정자립을 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정말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서울대가 재정자립을 통해 자발적으로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남익현: 거버넌스에서 부족한 부분은 현재 변화의 대응에 신속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사안별로 단계를 나눠서 효율적 의사결정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인화의 핵심은 자율성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율성 확보에 대한 사회의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심지어 교육부도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내가 경영대학장을 역임하며 가장 답답했던 것은 법인화가 됐음에도 규정을 만들 때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해서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활용 의지를 북돋아 주어진 자율성을 확장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철수: 본부 기획처장으로 일을 하며 총장이 내부 일상에 매몰돼 개혁적인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거버넌스의 방향은 교육 연구에 있어 각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기획 재정이나 국가의 미래 설계는 본부가 집중하는 법인화의 취지를 살려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책임부총장제를 주장하는 이유도 총장의 역량을 법인화의 실질적 관점에서 대외적 활동과 대내적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에 있다. 만약 법인화를 다시 한다면, 재단 법인 형태로 구성해 독자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유홍림: 거버넌스의 핵심은 교육 연구의 지원에 있다. 특히 현장인 우리가 교육 기관이고 연구중심대학으로써 가장 중요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거버넌스의 핵심이다. 첫째로 의사결정 구조다. 현재의 구조는 너무 형식적이고 절차화 돼 있다. 내부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밑으로부터 위로, 위로부터 아래로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 체계가 지원 체계로 다시 재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부총장제를 포함해 단과대 자율성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 학문 분야별 자율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인화를 다시 한다면 교수 정원과 예산 승인을 받는 것이 법인화 취지에 맞지 않기에 이 부분을 우선 고쳐야 될 것 같다.

8. 예비후보자 네 분을 포함해 총장후보대상자까지 재정 확충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재정 확충이 잘 이뤄지지 않은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남익현: 재정 확충을 위해 모든 총장님들이 많이 애써주신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발전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처우 개선과 관련된 재원은 정부 출연금으로만 충당하기 힘들다. 특히 급여는 지속적으로 현금 흐름이 들어와야 해서 이런 부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전기금의 경우, 거액 기부의 경우에는 그 용도가 지정된 경우가 많다. 건물 건축과 장학금 수여가 지정 기금의 가장 큰 항목이다. 학교가 발전을 위해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펀드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철수: 발전기금의 상임이사로서, 2000년 이후 6000억 원의 발전기금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경험해보니 지금의 기부 방식은 단순 재생산, 소극적 기부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는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기부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소액 기부다. 물이 흘러와야 되고 미국의 유수 대학이 이런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유형 자산을 통한 투자 수익이 기본이 되면서 여러 가지 노력이 더해질 때 기부가 재생산된다. 장애 요소라고 하면 제도적 측면에서 재정 행위의 자율성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법 제도를 고쳐서, 우리가 기금을 모아 이월하고 대비해서 쓰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유홍림: 그동안 재정 자립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않은 데에는 자체적인 수익사업이 저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는 그만한 규정의 제약이 있었다. 이것을 혁신하기 위해 내가 제안한 것이 산학부총장제다. 산학부총장은 행정체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학 혁신을 위한 TF를 운영해야 한다. 그 차원에서 여러 벤처 창업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기획 창업도 시도해야 한다. 아울러 발전기금의 모금 방식도 바꿔야 한다. 내가 제안한 세 개의 플랫폼이 발전기금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활성화되는 것이 재정 자립 확보에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차상균: 현재 국가 예산을 관장하는 기재부 위원으로 있다. 지금의 프레임으로는 정부에서 획기적인 예산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인건비가 부분이 불안하다. 대학이 돈을 벌어와야 하는데, 미국 선도 대학을 보면 거의 경영 회사나 다름없다. 결국 우리가 목돈을 모아 이를 고수익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세상을 변화하게 하는 벤처캐피탈에 투자하는 등의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의 복지를 늘릴 수도, 좋은 교수를 유치할 수도 없다. 따라서 나는 획기적으로 발전기금 목돈을 모아 이를 잘 운용해 그 돈으로 급여도 인상하고, 좋은 사람도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 발언

남익현: 발전기금이 얼마나 있는지 여러분이 피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펀드에서 이것의 이자를 가지고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00억이 있다고 해도 1년에 30억밖에 못 쓴다. 이자율이 낮은 경우 원금 사용이 가능한 모금이 굉장히 중요하다. 1000억을 모으는 게 쉬울지, 30억을 모으는 게 쉬울지 생각해봐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30억 주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 30억을 주고 서울대가 제대로 된 사업을 하는지 시험 후 추가 투자 개념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원금 사용이 가능한 기금과 비지정 기금, 이 두 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철수: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소액 기부를 말한 것이다. 소액 기부를 위해서는 외부가 아니라 애교심이 있는 동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를 다닐 때 애교심을 키워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RC가 필요하다. RC는 학습 모델이기도 하지만 미래 재원의 기부를 넓히는 것이다. 
마지막에 내가 회계 재정의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를 보충하겠다. 우리가 MRO*를 하게 되면 1년에 140억을 절약할 수 있다. 1년에 본부에서 사용하는 기자재가 3,000억 원이다. 이를 아껴서 모으면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니, 결국 재정 적립이 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려면 여러 재정의 효율성을 대할 때 현실적인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유홍림: 정부 출연금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지만, 수익 산업의 다변화와 활성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필요한 사업을 바로 착수하는 데에는 정부 출연금이 시드머니로 활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부분이 여전히 막혀 있다. 이는 법인화 부분과도 관련되며, 나도 공약으로 제시했던 부분인데, 이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차상균: 미국 대학을 조사해 보니, 결국 목돈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발전기금은 돈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번에도 250억을 기부하신 분과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기업가들과의 공감이 중요하다. 발전기금을 잘 모으기 위해서는 돈을 내시려는 분이 뭘 원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발전기금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 대신 재력가들에게 투자금을 요청하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지불한다. 그만큼 리드 타임이 짧아지는데, 그 시간을 통해 돈을 모아 글로벌하게 운영하면 미국 대학 수준으로 12% 정도의 수익이 난다. 그 돈으로 우리 대학이 필요한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노동조합 측 질문

1. 대학의 주요 구성원인 직원의 대학 운영 관련 거버넌스 참여를 확대하고 상위 직급 정원 및 보직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수: ‘자치의 복원’이 나의 선거 공약이다. 자치는 밖에서부터의 관습을 막는 것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민주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학교의 주인인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원리적으로 당연하다. 그 방식에 대해서는 위원회 등 각종 조직의 성격이 다르기에 각각에 맞게끔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직원들의 발언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직급 상위 제도와 관련해서는 기획처장 시절에 총장님께 건의한 바 있다. 우수한 인력들이 과장으로 정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다른 기관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직함이 주는 상징이 있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건의를 드렸다.

유홍림: 거버넌스의 핵심은 참여다. 그리고 위원회 등 여러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하다. 당연히 공평한 기회와 나름대로의 참여 기회는 보장돼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의제에 대해 어떻게 △직원 △교수 △학생 모두의 공동의 이익을 끌어내는가다. 참여 기회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그 목소리가 합의에 이르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대학 거버넌스 리더십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상위 직급 문제도 이러한 숙의 과정을 통해 결정될 수 있는 문제다.

차상균: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정말 세계의 천장을 뚫는 연구와 교육을 한다면 결국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집단이 결정을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의사결정 지배구조에서 연구와 교육 관련은 교수가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정 부분에 있어서는 직원들이 행정 절차 개선과 최적화를 위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부총장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다.

남익현: 교직원의 보상은 급여, 승진, 일에서의 보람의 세 가지라고 본다. 현재 대학 운영에서 직원들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실행 위주로 하고 있는데, 이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범위가 넓어질 때 보람이 생길 것이다. 상위 직급 정원 확충은 승진과 관련됐다고 생각한다. 승진은 중요한 보상 수단이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되는 동기 부여의 중요한 방안이기도 하다. 훌륭한 조직이 되려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고 승진돼야 한다. 이런 목적 하에 적절한 정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원 확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직원들이 성실히 일하도록 동기를 부여를 위한 적절한 승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서울대 비정규직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원화된 고용구조와 이에 따른 위상 및 근로조건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유홍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법이 됐다. 그리고 이 법이 제정된 데에는 그만한 배경과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취지가 어떤 식으로 서울대 내에서 구체화 되고 있는가는 여전히 계속적인 협상 의제로 남아있는 것 같다.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업무와 관련해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이의 문제에 대한 해소 요구가 꾸준히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여러 처우 문제도 있다. 이 부분은 일률적으로 실제적인 가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여러 복합적인 재정부터 인사관리 문제 등 여러 가지가 겹쳐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참여적·숙의적 거버넌스를 통해 논의하도록 하겠다.

차상균: 모든 문제가 사실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가 돈이 충분히 있다면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갈등의 소지도 줄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대학이 재정적 여건을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대의 가장 큰 문제는 제로섬 게임 상태라는 점이다. 한정된 자원을 곳곳에서 나누려고 하다 보니 결국 본인의 신분을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는 재정 문제를 풀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글로벌로 나가 위상을 높여 정부 혹은 민간이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남익현: 비정규직에 계신 분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차별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모두 안타까움이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밝은 사회를 위해 이는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학이 그런 여력이 있는가다. 정규직 직원조차도 충분한 지원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정규직 직원에 해당하는 재원을 옮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은 정규직 직원의 협의와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어렵기에 현실적 방안은 정부에서 추가 재원을 지원하고 이를 활용해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차별이 없어진 다음에는 모든 직원들의 복지가 개선돼야 한다.

이철수: 서울대는 독특하다. 비정규직이라고 하지만 그 종류가 많다. 비정규직을 둘러싸고 서울대가 접촉하는 것은 무정형적인 것이다. 이는 인간의 머리로는 예상이 불가능하다. 갈등도 여러 종류고, 독자적인 해법이 필요하기도 하다. 우리의 입장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노조가 있는 것이고, 대화 채널이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일차적으로 노조 간에 풀게끔 하고, 그럴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에도 여러 노조가 있다. 그 속에서 학교를 통해 푸는 문제는 교섭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섭을 성실히 하고 갈등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제한된 재원으로나마 최대한 풀어나가야 한다.

 

청중 질의

1. 얼마 전에 홍수가 났을 때 많은 분들이 학교에 그런 피해가 있으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현재 우리 학교 시설들이 어느 정도 안전한지 그리고 건물의 노후화를 포함해 전체적인 캠퍼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차상균: 홍수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 기후 변화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 듯하다. 예상치 못한 안전 문제는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그런 체계가 잘 안 갖춰진 듯하다. 첫째는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생각하지 못해서, 둘째는 인적 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아서인 것 같다.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기에,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 하며 관련된 예산이 없다면 늘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건물이 노후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은 정부에 요청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에 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에 대해 강력하게 어필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인프라가 정말 세계적 수준에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을 형식적으로만 해놓는 것 등을 봤을 때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최대한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로서 말씀드리면, 이곳저곳에 센서들을 배치하고, 그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결정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남익현: 대학의 재원이 부족해서 시설 투자가 어려운 것의 결과로 우리가 이런 벌을 받는 것 같다. 안전불감증 혹은 시설의 미비는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이 화려한 공약과 비전을 들으셨겠지만,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본적인 것이 지금 언급한 안전이다. 시설 안전에 더해 연구 실험에서의 안전도 중요하다. 실험의 안전수칙을 엄격하게 실행하고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대 역시 실습 시 안전이 문제가 된다. 서울대 전체적으로 안전에 대한 확보가 가장 기본적인이다. 또한 단기적인 안전의 시설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봐야한다. 내 생각에 이번의 홍수 피해는 여러 기후변화에 의한 돌발적인 상황도 있지만, 서울대가 오랜 기간 난개발을 한 것에 대한 벌을 받았다는 측면도 있다. 건물들이 난개발 되면서 수로가 변경되고, 그 수로가 막히면서 피해가 굉장히 커졌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최적화해 난개발을 절제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

이철수: 안전과 건강 문제는 모든 기관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로 인해 이 문제를 게을리 하게 되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됨은 물론 형사처벌도 따라오게 된다. 현실적으로도 매우 긴요한 문제다. 자연재해인지 혹은 인재인지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인문대와 사범대에 들이닥친 최근의 수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우리 산에서 본 캠퍼스는 건물로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어 동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밀집해 있고, 안전의 위험 신호도 곳곳에 보인다. 특히 공대와 자연대의 신흥 시설 쪽은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안전의 문제는 관악캠퍼스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멀티캠퍼스의 경우 현재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안전 문제만큼은 본부가 직접 챙겨야 한다. 별도의 TF를 만들어 이 문제를 긴급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세우고 로드맵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앞으로 산학활동을 하다보면 연구공원이나 낙성대 쪽에도 우리 건물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기부채납 된 건물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상당히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이곳에서도 안전 문제를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최근 인하대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면서 학교 내 성추행 방지 등의 안전 부분에 대해서 더 강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홍림: 국가 재난의 경우도 그렇고 전반적인 사회적 풍류이기도 한데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이번 홍수피해도 사전 경고가 있었다. 캠퍼스 마스터플랜에서의 물길 살리기 문제, 버들골의 대형 저수조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이런 일이 닥치리라 생각은 못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사전에 알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모든 안전 문제의 핵심은 사전예방이라고 생각한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할 때는 이미 지난 것이다. 우리가 대학 차원에서 어떻게 하는가가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모범이 돼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여러 기술을 활용해서 사전 경고체계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모든 건물이 통합관리가 되고 있고, 그것을 책임지는 환경 안전원이 있기도 하다. 문제는 환경 안전원을 보면 전문 인력 체계가 부족하다. 또한 서울대는 엄청난 규모의 캠퍼스지만, 그러한 캠퍼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만한 체계가 없다. 환경 안전원에서 분원 식으로 관리해서는 대처하기 힘들다. 캠퍼스 마스터플랜과 관련해서 자연재해 부분은 우리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좀 더 전문화된 캠퍼스 건축가 도입 등을 통해 모든 건물에 대해서도 사전 경고가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서울대 구성원의 다양성 문제는 그동안 많이 개선됐다. 서울대의 다양성이 충분히 구현됐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울러 다양성과 관련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인권 문제인데, 현재 서울대의 인권 문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리고 어떤 점에서 개선을 해야 하는 지, 다양성과 인권에 관한 의견 부탁한다.

남익현: 다양성이 조직 발전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동질적인 집단에서 특정 목표에 대해서는 굉장히 발전할 수 있지만 종합적 가치에 있어서는 항상 정체되는 역사를 많이 봤다. 그래서 다양성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 개선에 충분했는가?’ 당연히 충분하지 못하다. 그리고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이는 우리가 계속 지향해야 하며 이상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성별 다양성 등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 또한 장애 있는 분들에 대한 여러 배려, 외국 학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특히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세대별 다양성이다. 학교의 다양한 거버넌스와 위원회에 젊은 교수님들의 의견 반영이 적은 것 같다.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젊은 분들의 의견이 투영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구성원이 교수와 학생, 직원 세 그룹이 있다. 내가 제일 안타까운 것은 한쪽 그룹의 권리를 위해서 다른 쪽 그룹의 권리 양보를 요구하는 경우를 좀 본 것 같다. 상호 그룹 간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런 부분이 사회에도 퍼져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철수: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도가 우리 학교의 격과 바로 직결된다고 본다. 다양성은 종류가 다양하다는 의미이며, 원리적으로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대에는 여성 문제, 외국인 문제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시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15년에 총장직속기구로 다양성위원회를 만들었고, 거기서 존경하는 원장님이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하셨다. 첫째는 여성 채용 비율 관련한 부분이다. 나도 그 당시에 부위원장으로서 노정혜 선생님을 모시고 계속 도와드린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의 채용 문제, 거버넌스 문제에 있어서 다양성이 보다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본본타* 문제와도 연결시켜서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성을 촉진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 문제의 경우, 학교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우리 학생들은 64% 혹은 60% 정도지만, 외국인의 만족도는 50%로 떨어진다. 이는 결국 우리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하나의 표지다. 이런 부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성의 영역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되고, 그 부분에 관해 우리 학교가 전 대학교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그야말로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유홍림: 우리 대학이 제어하는 다양성의 차원은 다양하다. 여기에는 성차별, 외국인 문제, 그리고 소득계층의 문제가 있다. 다양성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목표치를 25%, 3분의 1 등  규정에 매여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학에서 내세우는 것은 가치여야 한다. 그 가치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 가치에 공감함으로써 그것이 우리 전체 조직의 문화를 바꾼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기반이 돼야 한다. 다양성이 있어야만 수월성의 실현이 가능하다, 이런 명제를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배려 차원에서 특정 비율을 맞추는 식이 아니어야 한다. 대학이 보다 성숙한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사회에 보여주며 모범이 되는 것이다. 다양성에 대해 대학이 당연히 해야 되는 그리고 실현해야 되는 가치라는 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 제도적으로는 다양성위원회나 인권센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이 제도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권헌장을 위한 정책과제는 다 있었다. 내가 공청회 사회를 본 대학원생 인권헌장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대학원생 인권 헌장은 BK관련 연구 지침으로 됐고, 결국 아직도 인권헌장 문제는 남아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다뤘는지, 결국 가부를 넘어서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접근했는가가 우리 대학이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차상균: 앞에 다른 총장 후보자께서 많이 말씀해주셔서 나는 얹혀가는 기분이다. 유홍림 교수님 말씀처럼 규제된 것은 풀어도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의대는 여성 교수를 채용할 수도 없는데 여성 교수를 얼마의 수를 채워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은 조금 풀고, 이제는 가치를 존중하며 그 가치에 따라서 유연하게 판단해야 한다. 총장의 역할은 규정에 의존해서, 즉 교육부의 규정 등에 의해서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가치판단을 하는 큰 어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앞으로 우리 대학을 변화하는데 힘이 됐으면 한다. 또 하나는 제도적으로 하다 보니, 특히 교수진들의 분포만 보면 점점 업적을 따지다 보니 업적 많은 분들이 나이가 드셔서 오신다. 나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해봤다. 정부에 특별히 젊은 교수를 위한 교수 정원을 과감하게 요청하려고 생각 중이다. 특히 외국인 부분은 외국인 교수 등 외국인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 정말 불평이 많다. 외국 대학 같은 경우 인터내셔널 하우스가 웬만한 문제를 다 해결해주는데 우리는 상당히 형식적인 경향이 있다. 또한 규제가 밖에서 들어온 것도 많다. 그런 규제는 서울대가 앞장서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3. 서울대 구성원의 복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생활협동조합(생협)의 역할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며 외부적 요인에 맞물려 생협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 같다. 생협의 개선방안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또한 생협 이외에 서울대 구성원들의 복지의 사각지대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철수: 생협이 조합으로써 학교와 별도로 분리돼 운영된 것은 과거 우리들이 정부 기구일 때다. 지금 생협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복지 중에도 학생들의 식단 문제, 식사 문제다. 여러 요인이 게재됐지만, 올해 4월에 밥값을 인상했음에도 품질은 그대로라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기획처장을 역임하던 시절에 천원 식단을 준비했고 지금도 나는 그것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생협이 과거에는 학교에 발전기금을 많이 냈다. 근데 지금은 코로나19, 물가상승, 최저임금 등의 이런 요인들이 더해졌다. 또한생협의 수익모델이 그렇게 많지 않다. 수익을 낼 데가 예식 사업 외에는 별도로 없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만성적으로 생협의 수입과 재정에 의존해 우리들이 원하는 학생 복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건강과 복지 문제는 수익이나 행정 편의에 따라서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기초적인 문제기 때문에 본부가 면밀히 들여다 봐야한다. 그리고 만약 생협이 없었다면 본부가 책임져야 할 비용들인데, 법인격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관망할 수 없다. 그럼에도 법인격이 다르기에 법적인 문제가 분명 따르는데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면서 궁극적으로 복지를 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

유홍림: 생협이 지난 2년 코로나19 시대 동안 적자로 발전기금을 비축해 놨던 부분도 다 고갈이 됐다. 앞으로 점점 어려운 상황이고, 여러 수익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외국 대학에서는 생협의 활동이 여러 분야에서 상당히 다양하다. 현재 교내 어떤 식당이나 조합원들, 학생, 교수, 직원 분들의 복지 관련 활동이라고 하는 폭이 너무 제한적이다. 훨씬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한 가지 예로 지금 유휴공간을 임대를 주기도 한다. 내 공약에서 메디컬 콤플렉스 이전에 지금의 진료소를 대체하는 메디컬 라운지를 말씀드린 적이 있다. 생협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공간들 중 지금 문을 닫고 나간 업소들이 있는데, 그곳을 메디컬 라운지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 당장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복지가 단지 식당 등의 문제를 넘어서 지금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관악산 등산객들 등 서울대 방문객들이 꽤 많다. 그런데 그분들이 서울대의 기념품 하나조차 가져가지 못한다. 그러니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하나의 아웃리치의 개념으로써 우리 내부에서만이 아닌 외부로의 수익 사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차상균: 생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홍수 때문에 학생들이 밥도 못 먹는 상황까지 생겼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나는 생협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생협을 통해서 억지로 돈을 번다고 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의식주의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서비스라면 예산을 확보해서 진행해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복지의 사각지대 관련해서 학생들의 예를 들면 헬스케어 문제가 있다. 물론 보건진료소가 있다만,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이 안 돼있다. 보건진료소에 있는 정신과 전문의가 한두 분 계시는데, 그런 분들이 지역에 있는 관악구 클리닉과 연결해서 학생들에게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속히 판단해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복지의 관점에서, 현재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데 지금의 연금으로 살 수 있는지 의문이다. 서울대가 정말 훌륭한 교수를 유치하고 또 유능한 직원을 유치하고 그들이 학교를 위해 봉사하도록 하려면 제2의 연금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제2의 연금을 고수익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재정적 인프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말 교수님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직원들은 학교를 제대로 돌아가게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익현: 생협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새로운 환경에서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체제인지에 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생협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식사와 관련된 복지라고 생각한다. 젊은 학생들이 잘 먹어야 교육도 하고 연구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력의 원천이다. 이것은 아까 얘기했던 안전처럼 가장 기본적인 복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본부에서 과연 지원을 늘림으로써 식사 복지가 확보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식사는 가장 중요한 복지로 수익 모델로만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하며, 그래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지원이 학생들에게 좋은 음식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지원 시스템이 단순히 손실을 메꿔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좋은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버넌스나 평가 기제가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협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해봤는데, 두 번째 아이템으로 생각했던 것이 기념품이었다. 마침 지금 총장님께서 정문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해서 많은 분들이 오는 것을 봤다. 사회와 소통하면서 서울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현재 실질적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정문 안내소를 새로 리모델링해 서울대에 대한 홍보 공간, 더불어 기념품 공간을 만들면 서울대가 사회에 가까이 가면서 동시에 수익을 늘려서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후보자가 말한 서울대의 비전과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는 것은 서울대 구성원이다. 그렇다면 현재 있는 구성원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구성원도 중요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우수한 학생 및 교원을 뽑느냐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입시와 교원 채용에 있어 많은 문제가 있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입시와 채용에 있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유홍림: 입시 문제도 아까 말씀드린 다양성, 가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혁신의 아이콘인 미네르바 대학의 경우 어떤 동질 집단도 15%를 넘지 못한다.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미국 국적도 15%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소득분위가 10% 이내에 불과하다. 아울러 그 밖의 여러 차원에서 다양성을 확보한다. 입시 문제에 접근할 때 우리가 어떤 학생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교육부에서 전형 방식과 선발 비율까지 다 정해준다. 현재 입학본부에서 장기계획이 연구가 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전체적인 공감대 형성의 과정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서 어떻게 우리 나름대로 미래의 핵심적 역량을 키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입학생의 수월성보다 졸업생의 수월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서울대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입시 문제에 접근할 때의 쟁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수 처우 문제는 너무나도 심각하다. 우수 교원 분들을 모실 수가 없는 상황이다. 영국 정부는 교육에 많이 투자한다. 물론 20여 년 전 일이긴 하지만, 영국에서 교육 개혁을 할 때 정부에서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에도 투자한다. (시간 초과) 2배로 올린 것이다.

차상균: 입시 문제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교육부가 사회의 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획일적인 입시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입시는 대학의 입장에서 인재에 대한 투자다. 투자에는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다 담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 우리는 획일적으로 한 바구니에 모든 인재를 담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입시는 각 학사 단위, 가능하면 단과대, 학과(부) 단위로 자율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물론 공통의 방식도 나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학 본부에서 획일화하는 것도 반대한다. 가능하면 실제로 학생들을 뽑고 가르칠 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수 문제의 경우 내가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을 만들면서 교수 정원을 28자리 받아왔었는데, 교수 선발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 선발을 위해 겸직 규정도 풀고 해외의 우수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정부와 함께 특별한 프로그램인 ‘브레인 풀 플러스’라는 것을 만들어서 1년에 6억씩 10년 간 제공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건 규모가 작다. 나는 재원을 마련하는 노력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수한 인재를 들이기 위해서는 겸직 제한도 해제해주는 등 경계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대학에서 이미 정착한 교수들도 서울대의 일부라도 타임베이스로 겸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을 들여올 수 있을 것이다.
 
남익현: 현재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 우리가 입시를 시행하는데 3불 정책 등의 제약이 있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3불 정책이 과연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에 부합하는가?’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서울대가 공론화를 주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제약 하에서도 일단 우리는 훌륭한 학생들을 뽑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전에 해외 12년 거주 학생의 입시 인터뷰를 한 경험이 있다. 30분 동안 나와 인문대 교수님이 인터뷰를 했는데, 오랜 시간 인터뷰를 하니까 굉장한 변별력을 느꼈다. 그렇기에 우리가 현재 제도 하에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면 훌륭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많은 교수님들이 희생이 따른다. 네 번째로, 교육부가 갑자기 정치적 이유로 입시에 대한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 수시가 공정하지 못하니 정시를 늘리라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판단을 할 때 ‘과연 서울대가 고등교육 발전에 있어 어떤 입시를 시행해야 하는가?’등의 부분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입장뿐만 아니라 서울대 자체에서 훌륭한 학생을 뽑을 것인지에 대해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가 여러 가지 조건을 거는 지원에 대해서는 과감히 포기하고, 우리가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교수와 관련해서, 이제 애교심에 근거한 부분은 벗어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를 뽑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진정한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설득도 필요하다.

이철수: 채용과 입시 문제가 있다.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것에는 연구 여건을 강화하는 내부적인 노력도 필요하겠다. 이 부분은 다들 동의하는 바일 것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봤다. 이것이 본본타 문제다. 여성 연구원들이 우리 학교로 올 수 있고 본본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저번 다양성위원회에서 해법을 제시했는데, 이것이 굉장히 좋은 방법이었다. 이를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푸는 방법을 위해 내가 밖으로 나서 뛰겠다. 그리고 모집단위 문제는 학칙 개정을 내부적으로 개정 할 수도 있다. 풀을 넓히다 보면 우수인력을 뽑을 풀이 많아지는 이점이 있으므로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서 논의를 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방안 중에 광역화하자는 주장이 있기 때문에 교육연구 단위의 변화와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를 연동시켜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입시 문제에 관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와 연동돼 있다. 나는 우수 인력뿐만 아니라 기회균등 정원도 확보해서 희망의 사다리를 놓자는 것이고, 우리가 교육의 미래상을 그리면 지금 같은 모습보다 루프식으로, 전 생애의 교육을 한다면 그 과정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나는 서울대 총장이 대한민국의 고등교육 정책, 나아가 교육 정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치 보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두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나 서울대 총장이다. 서울대 총장이 밖으로 나와서 열심히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 본인이 제안하신 정책 외에 여기 계신 분들과 처음에 총장후보대상자로 출마한 분들까지 포함해 다른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 중 본인이 채택하고 싶으신 게 있는가.

차상균: 곤란한 질문이다. 사실 다른 분들 공약 공부를 별로 안 했다. 그러나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서 말씀하신 부분은 공감하고, 이것은 충분히 따라가려 한다. 총장 선거라는 과정이 여러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일종의 경연을 하는 것인데, 서울대 입장에서는 이곳에서 나온 좋은 아이디어를 잘 융합해 다음 총장님이 실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익현: 많은 후보자들께서 훌륭한 교수님들과 함께 다수의 좋은 공약을 만드셨다. 이런 좋은 공약은 서울대의 공적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좋은 공약은 우리가 서로 공유하고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당연히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좋은 공약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꼽자면, 차상균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서울대가 만들겠다한 것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 서울대도 창업지원을 활성화해 사회에 기여하고 또 그 과정에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스탠포드 대학이 그랬듯이 우리도 구글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또 그러한 노력이 축적되다 보면 그런 훌륭한 기업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철수: 질문이 어렵다. 공부를 했는데, 공약이 각자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연관돼 있다. 또한 공약이라는 것이 아이디어가 아니고 그것을 어떤 추진전략을 가지고 어떤 효과를 노렸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과정을 봐야하기 때문에, 똑같은 공약이라 하더라도 같은 공약으로 여길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전반적으로 내용을 공부하다 보니까 특징이 좀 드러나는 것 같다. 유 후보께서는 고전적인 스타일, 차 후보께서는 웅장한 스타일, 남 후보께서는 섬세한 스타일인 것 같다. 이런 이미지를 내가 많이 배우도록 하겠다. 내가 나름대로 실천 전략을 세우고 구조도를 그려봤으나 아직 완결은 아닌 듯하다. 나머지 분들의 전체적인 형상들을 잘 반영해서 나의 공약들을 완성시켜가겠다.

유홍림: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축제다. 축제라고 하는 이유는 형태가 직선제든 간선제든, 여러 가지 제도적인 것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물에 한 번 휘저어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모든 문제가 다 분출되고 경합한다. 우리가 후보지만 후보가 복수로 경합하는 이유는 그런 경합을 통해 서울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거기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들이 채우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합의가 서울대를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만 선출 과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선출 과정에서 여러 후보님들, 그리고 교수님들의 의견이 모이고 이것이 나는 공감대 형성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6. 만약에 본인이 총장이 된다면 임기 4년을 마치고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또 새롭게 시도한 형식에 참여한 소감을 듣고 싶다.

남익현: 그저께 소견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건캠퍼스에 버스를 타고 갔는데, 교수님 한 분이 카카오톡을 보내서 봤더니 “남 교수님께서 약속 잘 지켜주시면 서울대 진짜 좋아질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내셨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얼마나 지키기 힘들까’라는 위로의 말씀이 있을 것이라 받아들였다. 내가 만약 총장이 돼 4년을 일하고 마치면, 정년이 세 학기 남는다. 그렇기에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초심을 잃지 않는 총장으로 남고 싶다. 내가 가진 초심은 열심히 한 사람이다. 학교만을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진짜 구성원들과 계속 소통을 했던 사람이다. 이런 초심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이 양식과 관련해서는 너무나 좋았다고 생각한다. 후보들 간의 같은 듯 다른 듯한 부분도 비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약에서도 말씀했지만 서로 배울 수 있고, 또 개인의 자리가 아니라 서울대의 총장이 되는 자리니까 서울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이철수: 어떤 총장으로 남기를 원하는가? 내가 캐치프라이즈고 혁신이다. 혁신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리고 나부터 혁신해야 한다. 나도 4년 뒤에 혁신된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지금 감히 그려낼 수가 없다. 장기발전계획에서 나온 것이 발상의 전환이다. 그리고 또 위기다. 위기의 시대에는 태평성대를 구가한다는 이런 얘기는 어쩌면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혁신을 말씀드리는데, 이것에 있어 기초를 다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것을 계속 이어가면서 또 다른 더 좋은 성분이 나타나서 그 반석 위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좀 힘들지만 미래를 보면서 일하고 또 혁신을 해야 되는 부분에는 과감한 총장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질문 내용은 너무 좋은데 1분 내에 답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답변이 잘 나오려면 어떤 경우에도 답을 잘 내려야 하는데 처음이니까 참 힘들었다. 너무 준비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

유홍림: 내가 총장 선출 과정에 뛰어들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은 자유, 신뢰, 용기 세 가지였다. 이것은 개인의 덕목이 아니고 공동체의 덕목이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서울대의 공통된 모두의 것이며, 이런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어떤 총장으로 남겠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나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의 출발은 종합화 50년이었다. 앞으로 3년 후면 1975년에 서울대가 종합화한 이후 50년이 지난다. 종합화할 때 서울대에 엄청난 기대가 모였다. ‘조국의 미래를 보려면 관악을 봐라’라는 말이 있다. 종합화 50년 후에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아까 처음부터 말씀이 나왔던 문제다. 과연 우리가 종합화를 한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이것이 내가 말한 대전환의 기본이다. 정말 시너지를 내려면 종합화 50년에서, 서울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이 부분, 부분과 전체의 조화로운 발전이 가능해졌다. 이런 총장으로 남는 것이 나의 꿈이다. 
 포맷에 대해서는, 좀 말씀을 드리려고 하면 시간이 부족해지는데 사실 대부분의 교수가 그렇다. 이런 저런 맥락을 잡고 문제에 접근하자는 것이 교수들 대부분의 직업 훈련이고 쌓인 것이다. 그래서 나도 뭔가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무대 세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초과된다. 그게 좀 아쉽기는 한데, 나름대로 순발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다.

차상균: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다. 서울대의 틀과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틀을 움직인 사람, 바꾼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10년 전만 해도 서울대 총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학교 일을 하면서, 우리 학교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다가 내가 서울대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다면 총장에 한번 도전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총장 이후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 총장 이후에 아무런 공직도 맡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면 신림동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하나 얻어서 창업하겠다는 학생들이나 교수님들이 있으면 무료 서비스를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감사하다.

*MRO: Maintenance(유지), Repair(보수), Operation(운영)의 약자로 직접 원자재를 제외한 소모성 자재와 간접자재를 의미. 

*본본타 규정: 1999년부터 적용된 타교 출신 3분의 1 임용 규정의 속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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