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대 총장 선출을 위한 공개 소견발표회 열려

19일(월) 연건캠퍼스 의대 3층 대강당과 21일(수) 관악캠퍼스 문화관(73동) 중강당에서 제28대 총장 선출을 위한 공개 소견발표회가 열렸다. 발표는 추첨 결과에 따라 이철수 교수(법학과), 유홍림 교수(정치외교학부), 차상균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 남익현 교수(경영학과) 순으로 진행됐으며 사회는 신석민 교수(화학부)가 맡았다. 예비후보자들은 △교육 △연구 △거버넌스 △국제화 △복지 △재정을 중심으로 서울대의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

◇각 후보의 핵심 공약은?=이철수 교수는 서울대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단계별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공약으로는 △신입생 전면 기숙형 교육(RC) 도입 △창업대학원 설립 △학술림과 멀티캠퍼스를 활용한 융합교육과 연구 등을 내세웠다. 이 교수는 서울대의 낮은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발전기금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다리는 기부’에서 ‘찾아 나서는 모금’으로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책임부총장제’ 실시를 약속하며 “최종적으로는 서울대 관련 법인 기관을 제도적·기능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유홍림 교수는 두꺼운 규정집이 구성원의 손발을 묶는다고 지적하며 “나의 대학 운영 방침은 최소한의 규제, 최대한의 투자, 공정한 평가”라고 전했다. 유 교수는 혁신의 기반은 든든한 재정임을 언급하며 △정부 출연금 증액 △발전기금 확충 △수익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임기 중 추가로 필요한 1조 원을 확보하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입법과 정부의 ‘산학협력 혁신지원기금’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학부 기초대학 중심의 RC 추진 △서울대 자체 연구 펀드 조성 △국제협력본부를 국제처로 승격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차상균 교수는 “10년 내 10조 원의 발전기금을 목표로 재정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라고 역설했다. ‘SNU 혁신 펀드’를 조성하고 정부 출연금을 매년 2%씩 줄이는 대신 정부가 ‘매칭 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를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 만들 혁신 전략으로 △‘300인 프런티어 펠로우 프로그램’ △‘글로벌 리서치 파크’ 조성 △전 학생 대상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 제공을 약속했다. 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책임부총장제’를 실시하고, 행정합리화위원회를 설립해 불합리한 규제와 행정 관행을 일주일에 하나씩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남익현 교수는 서울대가 두 가지 족쇄에 갇혔다며 낮은 재정 독립성과 내부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발전기금 내실화 등의 방법으로 8,700억 원을 추가 확보해 핵심 공약을 달성하고 서울대의 완전한 법인화를 이루기 위해 미비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서울대 인재상 수립 △멀티캠퍼스 간 교통 연결 △서울대형 RC △연구지원제도 개선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남 교수는 “대학 구성원이 정책에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과 속도감 있는 실행을 약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연건캠퍼스 질의응답=소견 발표에 이어 후보자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연건캠퍼스에서 진행된 소견발표회에서는 예비후보자 4명이 순서대로 20분씩 현장에서 배부한 질문지와 유튜브 생중계 링크 더보기란의 구글폼으로 수합된 질문에 답했다. 공통 질의로 △의대 기금교수 제도*의 미비점 △‘본본타’ 규정*으로 인한 문제 △여성 교원 비율 규정의 개선점 등 교원 문제에 대한 각 후보자의 해결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철수 교수는 “본본타 규정 해소를 교육당국과 협의해 탄력적으로 법을 해석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규정 및 법령을 개정할 것”이라 밝혔다. 유홍림 교수는 “다양성은 중요하나, 현재의 본본타 규정 및 여성 교원 비율 규정 등은 이상적이지 않다”라며 “전체 맥락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상균 교수는 “여성 교원의 비율을 늘리는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나 이제는 더 유연하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라며 “기금교수 충원은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남익현 교수는 “임상교수가 이직하는 문제는 법인 교수 전환 시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교원의 다양성을 위해서 규정의 기준을 재설정하고 본본타 규정이 학부 기준으로 이뤄지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간호대 관악캠퍼스 이전 추가 비용 발생 △의학도서관 신축의 예산 문제 △부설 학교 지원 △연건캠퍼스와 관악캠퍼스 간 연결성 확보 등의 현안과 각 예비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관악캠퍼스 질의응답=관악캠퍼스에서 진행된 소견발표회에서는 50분의 공통 질의와 30분의 청중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공통 질의는 총 8문항으로 △교육 개혁 △연구 경쟁력 강화 △공간의 효율적 활용 △재정 확충 비정규직 고용 등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서울대 노동조합이 물은 비정규직 문제 개선에 관한 질문에서 유홍림 교수는 “비정규직 처우에는 재정부터 인사관리까지 여러 문제가 얽혀 있기에 참여적·숙의적 거버넌스를 통해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차상균 교수는 “한정된 자원을 나누려다 보니 갈등의 소지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재정 확충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남익현 교수도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받아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것이 현실적이며, 비정규직뿐 아니라 정규직의 복지도 개선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철수 교수는 “일차적인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조합끼리의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하며 본부는 교섭을 성실히 지원해야 한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통 질의에 이어 청중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서울대 구성원의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 남익현 교수는 “서울대에는 특히 세대별 다양성이 부족한데 조직 발전을 위해 젊은 교수들의 의견을 거버넌스에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철수 교수는 “다양성은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외국인 학생의 학교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본부가 더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유홍림 교수는 “다양성은 단순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수월성으로 이어진다”라며 규정에 얽매이는 대신 가치 관점의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차상균 교수는 유연한 판단을 강조하며 “교수자 분포가 고령층에 몰려있는 것과 외국인 구성원의 불편 등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캠퍼스 안전 문제 △생활협동조합 문제 △교원 채용과 신입생 선발 등의 현안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양일 진행된 소견발표회의 영상은 마이스누 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금교수 제도: 교육부 승인을 받지 않고 대학 자체 기금을 통해 교수를 채용하는 제도.

*본본타 규정: 본교 출신 3분의 2, 타교 출신 3분의 1을 의미하는 속칭으로, 교원 중 3분의 1을 타교 출신으로 임용해야 한다는 규정.

연건캠퍼스 질의응답 전문

관악캠퍼스 질의응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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