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연구자와 오늘의 연구자가 나눈 대화

▲유홍림 총장이 질의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유홍림 총장이 질의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대학원생이 질문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대학원생이 질문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술관(151동) 렉처홀에서 두 번째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가 개최됐다. 지난 3월 31일에 열린 첫 번째 행사의 주제는 ‘신입생 및 복학생’이었으나 (『대학신문』 2023년 4월 3일 자) 이번 행사는 ‘요즘 대학원’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질문과 답변은 △교육 및 연구 정책 △생활·인권 및 노무 △환경·시설 및 기타 부문의 순서로 이어졌다. 행사 준비는 △학생지원과 △총학생회 △중앙 방송 동아리 SUB △대학원생 총학생회가 맡았다.

◇학부와 대학원을 잇는 랩 인턴 운영을 위해=이날 행사는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생이 랩 인턴 활동과 관련된 정보 공유를 활성화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장기적으로 랩 인턴의 학점 인정 가능성이 있는지를 질의하며 시작됐다. 유홍림 총장은 “학부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대학원에서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다”라며 “이공계의 경우 랩 인턴 활동이 학부 교육과 대학원에서의 연구를 잇는 역할을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현재 랩 인턴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랩에 대한 정보 공유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구처에서 준비하고 있는 학내 연구자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랩 인턴 플랫폼도 함께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랩 인턴 활동의 학점 인정 여부에 대해 유 총장은 “이미 미국의 MIT대나 일본의 도쿄대 등 외국 대학에서는 랩에서의 인턴십을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라며 “서울대도 랩 인턴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대학원생의 근로 문제 해결은=생활·인권 및 노무 부문에서는 대학원생의 근로계약상 문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생명과학부 대학원자치회 김예린 자치회장(생명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은 대학원생이 엄연한 근로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데도 휴가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점,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시간을 근무하면서도 법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최저시급을 보장받지 못하는 점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유홍림 총장은 “국가의 연구개발이나 민간 기업과의 계약에 따른 대학원생의 근무는 근로이면서 동시에 연구 과정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기에 구분이 모호한 부분”이라며 “최저임금 보장은 학내 논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원생이 법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발생하는 불합리한 문제는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임금이 근로소득 외 기타소득으로 처리됨으로써 정부 주도의 청년 정책에서도 배제되는 등 대학원생 근로자가 현재 겪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대학원생 총학생회 측이 연구처에 전달해 달라”라고 전했다. 

◇여성 연구자 비율 증진이라는 목표=한편 서울대 교원 중 여성의 비율이 낮은 현재 상황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질문자는 본인이 재학 중인 정치외교학부 정치학전공 대학원에 여성 교수가 매우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서울대의 향후 계획을 물었다. 유홍림 총장은 “다양성위원회에서 2027년까지 여성 교원의 비율을 25%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라며 “최근 5년간 신규 임용된 여성 교원의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 해당 목표를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 총장은 “여성 대학원생 비율 역시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다양성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단과대 및 학과·부 단위로 적극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본부 차원의 노력 필요해=마지막으로 환경·시설 및 기타 부문에서 대학원생 연구 환경 문제가 제기됐다. 구체적으로는 △연구실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지만 연구비 부족으로 공사가 불가했던 점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 △학교 차원에서의 흡연 부스 설치 및 관리가 미비한 점이 지적됐다. 유홍림 총장은 “연구실 안전 문제는 연구비 부족이라는 단순 비용상의 문제가 아닌 실질적인 연구 환경 관리의 문제”라며 “본부 차원에서 함께 해결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공간과 흡연 부스 마련은 본부의 지원에 앞서 단과대 단위에서 먼저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유홍림 총장은 참석한 구성원들에게 “한국 학계의 중심에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자로서의 문제의식을 계속 견지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질의한 김예린 자치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안이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대학원의 문제상황을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구민지 부편집장

grrr0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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