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림 총장, “관악사 구관 올해부터 재건축… LnL에 대한 논의 이어갈 것”

지난달 4일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920동 사랑채에서 네 번째 ‘On the Lounge: 총장과의 대화’가 개최됐다. 유홍림 총장의 공약 사항이었던 ‘총장과의 대화’는 지난 3월 ‘신입생 및 복학생’을 주제로 처음 진행됐다. 이어 6월에는 ‘요즘 대학원’, 10월에는 ‘어바웃 연건’을 주제로 행사가 열렸으며 이번이 2023년의 마지막 총장과의 대화였다. ‘관악학생생활관 그리고 LnL’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유홍림 총장 외에도 △관악사 여명석 관장(건축학과) △관악사 이주영 교무·학생 부관장(의류학과) △관악사 박정우 기획·시설 부관장(지구환경과학부) △LnL 시범 사업 운영단 최정권 단장(건설환경공학부) 등이 참석해 학생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오래된 구관 건물에 대한 논의 이뤄져=이날 행사에서는 관악사에 실제 거주하는 학생들이 다수 참석해 관악사의 시설 및 청결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구관(919동, 921~926동)에서 △라디에이터로 인한 소음 및 녹물 발생 △화장실의 곰팡이 △퇴소 시 청소 점검 미흡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불만이 표출됐다. 한 질의자는 호실 및 공용 공간 등 관악사 전반에 대한 정기적인 청소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명석 관장은 “입소 직전과 퇴소 직후에 청소 용역을 쓰는 방안을 고려해 보고 있지만, 학생들의 개인 공간을 모두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은 비용상 어렵다”라며 “화장실과 같은 생활 청결 문제를 관리하는 매뉴얼을 제작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낙후된 구관 건물의 재건축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반복되는 구관의 시설 및 청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유홍림 총장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구관 7개 동의 재건축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계획에 따르면 1단계 재건축은 2~3년이 소모될 예정이며, 2028년경 모든 공사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관 건물 전체의 재건축과는 별개로 난방과 같은 시급한 문제는 부분적인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불편을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관악사 주변의 다양한 시설 개선 요구돼=이번 행사에서는 관악사 생활권을 구성하는 여러 시설과 관련된 질의응답이 활발히 이뤄졌다. LnL 시범 사업 대상인 906동에 거주하는 한 질의자는 기숙사삼거리와 906동을 잇는 통로에 마련된 흡연 구역으로 인한 불편을 지적하며 해당 구역에 흡연 부스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최정권 단장은 “기존 906동 정문 흡연 구역에 대한 906동 거주자들의 민원이 접수돼 흡연 구역을 현재 위치로 옮겼다”라며 “앞으로의 LnL 운영에서는 흡연 구역에 관한 논의도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해 유홍림 총장은 “학내 흡연 부스를 둘러싼 이견이 많아 일관된 규정을 정하기가 어렵다”라며 “흡연 부스를 설치하면 자칫 흡연을 위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관악사 노상의 계단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관악사 노상 계단 대부분이 벽돌로 만들어져 있어,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계단 간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발을 헛디딜 수 있다는 것이다. 여명석 관장은 “계단을 보수·보강할 계획이다”라며 “조금이라도 위험한 구역은 즉시 신고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관악사 시설과 관련한 불편은 통합 관제실에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라며 “관악사 측에서도 온라인 및 전화 신고 방안을 홍보해 신고 체계를 확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925동 맞은편에서 국제대학원(140동)으로 이어지는 산길 정비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해당 산길은 관악사와 220동 부근을 오가는 학생들이 지름길로 이용해 통행량이 많은 만큼, 보행 간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산길은 별도의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보행자 안전을 위한 난간이나 울타리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여명석 관장은 “정돈되지 않은 산속 지름길에 대해서는 본부 및 관악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활성화 여부를 검토해 봐야 한다”라면서도 “들개로 인한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산길의 이용자 수를 감안해 정비를 검토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연장된 LnL 시범 사업에 대한 관심 뜨거워=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LnL 시범 사업을 직접 경험한 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자신의 소감을 나누는 한편, LnL 시범 사업 연장 및 확대의 방향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LnL 시범 사업 대상인 906동의 공간적 형태를 919D동에도 똑같이 적용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906동에 비해 공간적으로 협소한 919D동이 LnL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다양한 공유 공간을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유홍림 총장은 “906동의 공간적 형태가 그대로 확대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지난 1년간의 LnL 시범 사업에 대한 평가와 919D동의 공간 구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LnL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건축 예정인 구관의 공간 구성에도 새로운 형태로 확대되는 LnL을 반영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LnL 시범 사업 확대 과정에서 LnL에 거주하는 학생 모두가 교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공유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제기됐다. 906동에 이어 919D동에도 LnL 시범 사업이 시작되는 올해에는 두 건물 학생 간 교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홍림 총장은 “LnL에 거주하는 전체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공유 자산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라며 “LnL 시범 사업 확대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유 공간 구성을 시도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2023년의 마지막 총장과의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유홍림 총장은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내년에도 학내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지원과에 따르면 올해 총장과의 대화는 오는 3월 ‘장애 학생 지원’과 관련된 주제를 시작으로 총 4번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 김진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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