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부터 지난 3일(금)까지 2주간 학내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캠페인 ‘보틀그라운드’가 펼쳐졌다. 보틀그라운드는 교내 카페 느티나무 △자하연점(109동) △동원관점(113동) △중앙도서관점(62동)에서 진행됐다. 다회용컵 대여 애플리케이션인 ‘보틀 클럽’에서 제공되는 무료 대여권을 사용해 다회용컵을 대여하고, 사용한 다회용컵은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인문관4(5동) △느티나무 자하연점 △문화관(73동) △잔디광장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84동) △느티나무 동원관점 △행정관에 비치된 반납함에 투입되는 방식이다.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총 712개의 다회용컵이 반납됐다. 해당 캠페인을 기획한 프로젝트팀인 ‘보틀캠퍼스’의 이규원 팀원(디자인과·19)은 “대여된 컵은 이보다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환경부와 보틀캠퍼스가 협력한 공동연구과제의 일환이었다. 보틀캠퍼스는 △보틀 클럽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보틀팩토리’ △이장섭 교수(디자인과)의 순환 디자인 연구실 ‘디스코랩’ △서울대 디자인과 소셜디자인클럽 ‘선샤인’ △환경대학원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장섭 교수는 “보틀팩토리와 디스코랩은 예전부터 학내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 도입에 대해 논의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보틀캠퍼스는 캠페인 시행 이전에 일회용품과 다회용품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학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8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번거로운 세척, 불편한 휴대 등의 이유로 학생들의 텀블러 사용이 저조하다는 것이 파악됐고, 이에 보틀캠퍼스는 해당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을 구상했다. 이장섭 교수는 “처음에는 바쁜 매장 환경에 다회용컵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카페의 우려로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라면서도 “캠페인의 본질적 취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주문과 순환 시스템이 안정화되면서 캠페인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보틀캠퍼스는 이번 캠페인 종료 이후 환경 영향 평가·일회용컵 대비 경제성 분석·구성원의 반응 등을 종합해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을 발전시킨 후, 이를 학내에 본격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규원 팀원은 “서울대 본부에 제안해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교내 카페는 운영 주체가 모두 다르고 임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모든 카페에 다회용컵을 일괄 도입하기는 어렵다”라며 “다회용품 도입을 두고 참여 주체 간의 협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회용품 순환 시스템을 위한 기반 시설 마련도 필수적이다. 그는 “이번 캠페인은 시범 운영이었기에 반납함을 실외에 설치하고, 세척은 현재 휴점 중인 느티나무 음대점(54동)에서 이뤄졌다”라며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반납함의 실내 설치와 다회용컵 세척 시설 구비 등 본부의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른 대학들도 있다. 제주대는 본부와 생활협동조합이 적극적으로 업무 협약을 맺어 일회용품 없는 대학을 목표로 교내 카페 4곳 중 2곳에서 다회용컵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음료 가격에 다회용컵 보증금이 포함돼 해당 카페 매출이 줄기도 했으나, 현재는 구성원들이 취지에 동의하며 적극적으로 다회용컵 사용에 참여하고 있다. 순천향대의 경우 6월 12일부터 ‘다회용 컵잇슈’ 사업을 추진해 2개월간 교내 카페 4곳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총 7,010개의 다회용컵 사용을 이끌어 냈으며 탄소배출을 20.3kg 줄일 수 있었다.

 

사진: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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