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대 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 열려

지난 9일(목) 이공계멀티미디어강의동(43-1동) 402호에서 제64대 총학생회(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오늘부터 17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제64대 총학 선거에 단독 출마한 선거운동본부(선본) 「파도」의 공약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번 정책간담회에 참여한 학내 언론은 △『대학신문』 △「서울대저널」 △중앙 방송 동아리 SUB였으며, 선거참여패널로는 △성소수자 동아리 ‘Queer in SNU’(큐이즈)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환경동아리연합회의가 참석했다. 방청객 중에는 일반 학우도 있었다. 

이번 공동정책간담회에서는 「파도」가 제시한 공약의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질문이 제기됐다. 또한 선거참여패널을 중심으로 환경 및 권리 의제에 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동은 정후보(정치외교학부·21)는 “공약에 대한 많은 질의와 비판이 있었다”라며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성실히 소명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교육 공약, 오해 풀겠다=정책자료집 발표 이후 선본 「파도」의 교육 공약 취지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먼저 과목 재수강이 불가능한 경우 최대 6학점까지 성적표에서 해당 과목 성적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학점포기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학점포기제가 ‘학점 세탁’ 도구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동은 정후보는 “학점포기제는 과목 자체가 폐지됐거나 대체과목이 미비한 상황에서 재수강이 불가능한 경우 이를 구제하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학점포기제의 취지는 재수강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일 뿐, 좋지 않은 학점을 성적표에서 지워버리는 도구는 아니라는 말이었다. 

‘기초영어’ 과목을 공식 외국어 교양과목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도 있었다. 현재 기초영어 과목은 평가 방식이 1학점 급락제(S/U)이며, 공식 외국어 교양과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동은 정후보는 “총학 「정오」에서 교육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기초교육원 부원장님과의 면담 과정에서 3학점짜리 기초영어 과목을 개발하고 이를 공식 외국어 교양과목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초영어 수강을 피하기 위해 서울대 공인 인증 영어 능력 시험인 TEPS를 반복해서 응시하는 학생들도 있다”라며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예산 관련 법안의 입안을 적극 촉구하겠다고 밝힌 공약이 주목됐다. 지난해 신설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는 초·중등교육을 위한 교육세 일부를 대학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파도」는 해당 조치가 2025년에 만료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한시적인 지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동은 정후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이라는 이름으로 각 대학이 안정적으로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입안이 불발될 경우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의 단체와 협력해 대학 재정 사안이 정부 차원의 의제로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인권 문제 물어보니… 결론은 ‘공론장’으로 수렴=권리 공약 중에서는 ‘교수자 부적절 발언 신고 시스템’ 관련 질의가 나왔다. 부적절 발언을 신고한 학생과 본부 사이에서 총학이 중재를 맡겠다는 공약인데, 이는 신고자 개인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학내 문제 해결까지 나아가지는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신윤아 부후보(철학과·21)는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공론장이 필요하다”라며 공론화 과정에서 신고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파도」는 이전 총학과는 다르게 인권 문제를 비롯한 학외의 사회적 사안에도 총학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은 정후보는 “회장단이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학내 세미나 등을 통한 숙의 과정을 거쳐 연대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은 “인권 의제는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기보다 총학이 선제적으로 합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파도」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라며 구체적인 공론장의 형태는 이후에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파도」는 이날 인권 공약으로 △학내 모두의 화장실 설치 추진 △인권 헌장의 평의원회 공식 안건 상정 △본부와의 교섭을 통한 장애학생 권리 보장을 추가로 언급했다.

◇자연대·생활대 포함해 단과대학생회와 꾸준히 소통할 것=온라인으로 미리 수합한 학생들의 사전 질의 중에는 자연대와 생활대 공약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동은 정후보는 “공약 구성 과정에서 충분한 고민을 담지 못한 단과대가 있어 이 점은 사과하고 싶다”라며 “당선이 된다면 그 이후에도 각 단과대학생회와 논의하며 총학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을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단과대학생회 자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학이 중앙에서 협조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환경 공약 많지 않지만… “환경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파도」는 비건 식당 유치 외의 별다른 환경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동은 정후보는 “「파도」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가 공약의 형태로 제시돼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는 “공약으로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환경 교과목 개발 등과 관련된 논의가 선본 내에서 나왔다”라며 “당선된다면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동아리연합회의는 총학 내 환경국 신설을 제안했다. 다만 「파도」는 “중앙집행위원회의 각 국은 분절적으로 운영되기에 환경국을 신설해 다른 국의 사업이 친환경적으로 진행되는지 감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대신 환경 의제를 발굴하고 관리할 책임을 회장단에게 적극 부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캠퍼스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에 동의하는지 묻는 환경동아리연합회의 측의 질문에 신윤아 부후보는 “일회용품 줄이기에는 동감하나 자체 규정 신설에는 더욱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총학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we_snu_63rd) 및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학생회 게시판에서 속기록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학내 언론 및 선거참여패널의 사전 질의에 대한 응답 또한 자료집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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