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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의 밥심을 만들어가다: 15년차 베테랑 김명숙우리 학교 베테랑
  • 주시현 기자
  • 승인 2018.10.07 10:33
  • 수정 2018.10.07 10:33
  • 댓글 2

이번 연재는 10년 이상 우리 학교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직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획됐다. 『대학신문』에선 격주로 총 여섯 명의 베테랑을 만나볼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학생회관에서 김명숙 씨를 만났다. 사진이 어색하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김 씨는 사진을 찍는 기자를 향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사진: 주시현 기자)

서울대에는 17개의 식당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학교 중심부에 자리한 학생회관 식당이다. 이곳에선 서로를 ‘여사님’이라 부르는 40여 명의 식당 직원들이 학내 구성원을 위한 따뜻한 밥을 짓고 있다. 2004년부터 15년 동안 학생회관 식당을 지켜온 고참 ‘큰언니’ 김명숙 씨도 이중 한명이다. 설거지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시작해 현재는 조리대에서 매일 약 2,000명 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김명숙 씨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서울대에서 일하게 됐는가?=가정주부로 일하던 어느 날 ‘돈이나 벌자’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년만 하고 가야지 하던 것이 2년이 되고, 3년이 되니 적응도 하고 재미도 생겨 여기까지 왔다. 사실 처음부터 일이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 일이 익숙하기도 하고, 가정주부로 항상 해오던 일이 양만 많아졌다는 느낌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일과를 소개해 달라=주로 아침 7시쯤에 집에서 나와 8시까지 출근한다. 출근 시간이 맞으면 아들이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지만, 주로 버스를 타고 온다. 출근을 하면 재료를 씻고 칼질하고 삶는 등 재료 손질 및 조리를 시작한다.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오전 11시까지 계속된다. 이후 배식을 시작하면 부족한 음식을 보충해 배식대로 보낸다. 돈가스가 부족하면 튀기고, 계란 프라이를 더 해서 올리기도 하는 등 만능으로 일하고 있다. 배식이 끝나는 오후 2시부터는 조금 한가해지고, 3시부터는 30분 동안 쉬는 시간이 있다. 밥 먹고 커피 한 잔도 하고 휴게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이 제때 끝나면 5시에 퇴근하고, 그러지 못하면 가끔 연장 근무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배식대에서 인사하는 학생들이 자주 기억에 남는다. 매일같이 같은 시간대에 밥을 먹으러 오는 학생들도 자주 보다 보면 예뻐서 괜히 더 쳐다보게 된다. 군대까지 다녀와 7~8년을 학교에서 있던 학생들은 가끔 졸업한다고 찾아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잘해준 것도 없는데 싶으면서도 고맙다.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없는지?=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특별히 없다. 학생들은 굉장히 잘해주고, 오히려 음식을 리필해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앞에서 서 있기만 하는 등 소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리필을 한 번 두 번 받다 보면 그 학생들도 자신감이 생겨서 잘 온다. 그럴 때가 좋다. 학생들이 리필하러 오면 오늘 메뉴가 맛있었구나, 음식을 맛있게 잘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해진다.

◇당신에게 서울대란?=‘나를 찾은 곳’인 것 같다. 가정주부로 일할 때는 집에서도 동네에서도 항상 사람들이 나를 ‘누구 엄마’라고 불렸다. 하지만 서울대에서 일을 시작하고 난 뒤부터, 출근하고 나면 사람들이 ‘김명숙’이라는 내 이름을 찾는다. 동료들이 나를 알아주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보람찬 것 같다.

주시현 기자  sihyunjoo@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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