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간담회와 토론회에서 신경전 벌여

지난 3일(목) 제63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운동본부(선본) 「정오」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정오」의 단과대 공약 1탄’이라는 제목으로 5개 단과대 선본과의 공동 공약 소개글을 게시했다. 당시 「정오」가 추가로 5개의 단과대 선본과의 협력을 예고하는 사진을 첨부한 반면 또 다른 선본 「공명」은 별다른 단과대 공동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두 선본의 단과대 공동 공약이 크게 차이나는 것과 관련, ‘기울어진 선거판 같다’라는 등의 논란이 일었다. 

경선으로 진행됐던 지난 2018년 제61대 총학 선거에서도 공동 공약 및 공동 선본이 다수 있었다. 현재 접근 가능한 자료*를 통해 『대학신문』이 확인해본 결과 선본 「내일」은 4개 단과대 선본과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선본 「NOW」는 7개 단과대와 공동 공약을 맺었으며 그중 1개 단과대와 공동 선본을 이뤘다. 이번 선거의 경우 최종적으로 「정오」는 총 9개 단과대 선본과 공동 공약을, 그중 4개 단과대와 공동 선본을 구성했다. 당초 공동 공약을 예고했던 한 단과대 선본이 등록하지 않으며 총 9개의 단과대와 협력한 것이다. 대조적으로 「공명」은 1개 단과대와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그간 총학 선거에서 단일 선본 출마가 계속되며 복수 선본이 공동 공약을 제시하는 상황이 학생들에게 생소했고, 이전과 달리 양 선본의 공동 공약 개수가 크게 차이난 것이 논란이 불거진 배경으로 보인다.

논란 후 처음 자리한 공식 석상인 5일 제63대 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에서 단과대 공약 규모 차이에 관한 학생 질의가 나오자 양 선본의 의견이 충돌했다. 「정오」의 조재현 정후보(자유전공학부·20)는 “「정오」의 핵심 기조는 단과대 학생회 및 기층 단위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며 “단과대 공동 공약이 많은 것은 단과대 선본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설득하며 의견을 수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명」 이준서 정후보(경제학부·21)는 「공명」도 여러 단과대 선본에 공동 공약을 제안했으나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단과대와 소통하면서 분위기가 석연찮다고 느꼈지만 우리 공약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인맥에서 밀렸다고 하면 마음이라도 편해질까, 우리가 많은 점에서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재현 정후보는 “단과대 공약에 접근하는 방식의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이준서 정후보가 “단과대 학생회 선본이 굳이 한쪽 총학 선본과만 공동 공약을 가져갈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묻자, 조 정후보는 “단과대 선본과의 논의 과정에서 「정오」와 공동 공약을 가져갈 경우 타 선본과는 공동 공약을 가져가지 말아줄 것을 부탁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결정은 강제가 아닌 선택 사항임을 분명히 했다”라며 “두 총학 선본의 기조와 방향성이 다른 상태에서 양 선본과 모두 공동 공약을 가져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10일에 열린 제63대 총학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더욱 첨예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준서 정후보는 “「정오」는 단과대 선본에게 자율적인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으나, 타 선본과 공동 공약을 갖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재현 정후보는 경선 상황에서 두 선본의 기조 차이를 이유로 제안한 것이며 의무 조항은 아니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 정후보는 “양측 선본의 제안을 동시에 받고 「정오」를 선택한 단과대가 9개 중 최소 2개”라며 “단과대가 총학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고민이 「공명」 측 공약에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반론했다. 이 정후보는 “어이가 없다”라며 “당시 총학 「자정」의 중앙집행위원장이었던 조재현 정후보의 요청에 대해 단과대 선본이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물었다. 

또한 앞선 조재현 정후보의 발언에 대해 이준서 정후보는 “「공명」에서 공동 공약을 제안했을 때 모든 단과대 선본에서 「정오」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라고 반박했으나 조 정후보는 “「공명」의 연락을 먼저 받은 단과대가 있었음은 확실히 말씀드린다”라고 일축하며 양측이 주장하는 사실이 상충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울러 이준서 정후보는 “「정오」가 많은 단과대 관련 공약을 낸 것은 총학 차원의 협력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단과대 선본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간호대 「유니콘」과 수의대 「VET%」의 「내일」 관련 자료, 경영대 「화음」, 미대 「혜윰」, 약대 「약속」, 자연대 「바람」, 치대 「루트」의 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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