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유출 가능성에 대한 논란 제기돼

대학원생들 요구로 석면 해체 공사 설명회 개최

설명회에서 석면 유출 가능성에 관한 질의 나와

후속 조치로 모니터링단 꾸릴 예정

다만 외부 전문가 포함 여부는 미정

▲사회대 M동 계단에서 바라본 화장실의 모습. 화장실 바로 옆까지 석면 해체 공사 구역으로 예정돼 있다.
▲사회대 M동 계단에서 바라본 화장실의 모습. 화장실 바로 옆까지 석면 해체 공사 구역으로 예정돼 있다.

◇대학원생들, 이달 중순 기자 회견 열어=사회대(16동) 리모델링 공사에 관해 공지된 이후 구성원들의 안전과 권리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화) 사회대 대학원자치회 연석회의 준비모임(준비모임)은 ‘서울대 사회대 16동 공사 관련 사회대 대학원생 공동성명 발표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 회견에는 사회대 대학원 5개 학과·협동과정 자치회와 사회대 대학원생 155명이 참여했다.

특히 기자 회견에서는 유해 물질인 석면을 해체하는 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공지가 요구됐다. 이에 지난 19일 사회대 측은 16동 석면 해체 공사 설명회를 열었고, △시공 업체 주식회사 원진I&D △감리 업체 주식회사 아스랩 △대학 측 관계자 △사회대 구성원 등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서 제기된 천장 공사 문제=그러나 설명회 질의응답 도중 장인하 씨(사회학과 석사과정)는 형광등 철거가 진행된 공간의 천장 텍스* 사진을 제시하고 “공사 과정에서 천장 타일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닐 보양*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석면 가루가 이미 비산됐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설명회가 진행되던 시기 16동 3층 공사 구역의 모든 호실은 형광등이 철거된 상태였으며, 복도로 통하는 문이 열려있어 석면 가루가 퍼져나갈 수 있음에도 어떤 안전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이에 설명회에 참여한 아스랩 관계자는 “전등이 텍스와 맞물려 있지만 직접적으로 붙어있지는 않으며, 공사 면적이 비교적 작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석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장소에서 구성원이 안심할 만한 공기질이 측정돼야 남은 석면 해체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업팀장을 맡은 시설기획과 김택균 행정관은 “사전에 전등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진행 중인 공사를 중지하고 감리 업체와 상의해 대책을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회대는 당일 모든 구성원에게 귀가 후 재택 근무를 권고하고, 형광등 철거 작업을 전면 중단한 뒤 사회대 중앙 구역 전 층에서 공기질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공기 중 석면 농도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제시하는 기준치인 0.01개/㎤ 이하였으나, 사회대는 이와 무관하게 지난 20일 오전 비닐 보양 작업을 시작하고 안전을 위해 전체 공간을 청소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측정은 구성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시민 단체에서 추천한 업체인 대한환경기술연구소와 시공 업체·감리인이 추천한 업체인 디와이환경연구소의 2곳에서 실시했다.

(자료 제공: 대한환경기술연구소, 디와이환경연구소)
(자료 제공: 대한환경기술연구소, 디와이환경연구소)

 

◇사회대, 모니터링단 구성 약속했지만=설명회에서 제기된 안전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추후 이뤄질 공사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설명회 당시 준비모임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모니터링단을 만들어 이들이 공사 과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사회대 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설명회 이후 외부 전문가 초빙을 두고서는 준비모임과 사회대가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학원생들은 모니터링단에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회대 측은 이에 관해 확답하지 않았다.

장인하 씨는 사회대 이정민 학생부학장(경제학부)과 면담을 가진 후 “사회대가 모니터링단에 전문가 1명을 포함해야 한다는 대학원생들의 요구를 본부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라면서도 “그러나 그 전문가가 대학 내부 구성원인지 외부 전문가인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모니터링단 구성 관련 논의의 주체가 본부이기 때문에 사회대 측에서 대학원생들의 요구에 확답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공사 일정은=설명회에서 제기된 문제로 인해 석면 해체 공사의 전반적인 일정이 미뤄졌다. 사회대에 따르면 △7월 24일~8월 4일 비닐 보양 △8월 5일~8월 11일 석면 철거 △8월 6일과 8월 12일 폐기물 반출의 일정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작업 대상은 사회대 1차 공사 구역의 천장 텍스이며, 구성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6층부터 순차적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또한 석면 철거 기간에는 감리 업체가 지속적으로 공기질을 측정하고, 작업 후에는 잔재물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설명회에서 시공 업체인 주식회사 원진I&D 조성욱 이사는 향후 안전 대책으로 △법적 절차와 기준에 따른 시공 △인접 공간 오염 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비닐 보양 △작업 구역 출입 방지를 위한 경계선 및 입간판 설치를 약속했다.


*비닐 보양: 석면 제거 공사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공사 구역을 비닐로 막아놓는 것.
*텍스(tex): 펄프 찌꺼기나 목재 부스러기 등을 압축해 천장이나 벽에 붙이는 건축 재료.

 

 

사진: 최수지 수습기자

susie200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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