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예비후보자 인터뷰: 정근식 교수
총장예비후보자 인터뷰: 정근식 교수
  • 주시현 기자
  • 승인 2018.11.04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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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장 선출을 회고해 달라=

교직원과 학생들의 선호를 동시에 받지 못한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교직원 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러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도 원인일 것 같다.

지금 서울대는 지난 선거의 파행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새롭게 행동할 것인지, 다시 그런 어려움을 반복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사실 지난번 선거보다 개인적으로 더 심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역사적인 대전환에 걸맞는 총장선출이 이뤄지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무엇보다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교수와 직원을 아우를 수 있는 총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서울대 교육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책을 제시해 달라=

기숙사 증축과 함께 점진적으로 기숙형 학부대학(Residential College, RC)을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이 외국어 역량과 창의력을 기르고,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RC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숙사 증축과 함께 점진적으로 RC를 시행할 것이다. RC를 통해 통학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특히 지방 학생의 경우 주거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이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다 같이 숙식하고 끊임없이 토론하며 공동체적 가치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현재 학생들은 지나친 학업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기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 8개의 강의를 동시에 듣게 되는 지금의 2학기 제도에서 벗어나 한 학기에 5과목 정도를 듣는 3학기 제도를 추진하고, 일반교양 및 필수교양과목에 대해 평가방식을 Pass/Fail으로 완화할 것이다.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박사학위를 받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만, 정작 박사학위를 받고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은 거의 없어 대학원 기피 현상이 생겼다고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가 대학원생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대학원생을 단순히 학생이 아니라, 연구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준 취업자로 인정해 이들이 어려움 없이 연구와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비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보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엔 일정 기간 연구를 정리할 수 있는 연구원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내실화를 위해 대학원 정원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논의해야만 한다. 서울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구성원의 다양성 증진과 소수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소개해 달라=

다양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성이 있어야 창의적인 시각이 생긴다. 구성원이 다양하지 않으면 창의적인 생각이 어렵다. 다양하면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관찰하게 돼 있고,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하게 된다.

한편 여러 가지 학생 인권 문제를 지켜보며, 문제가 터진 다음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 역량도 커져야 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권침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알아내고, 경고를 통해 예방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법 개정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서울대가 처음 법인화를 추진할 때 국립대학의 장점과 사립대학의 장점을 융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법인화 이후 재정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과거와 똑같이 정부와 국회에 예산투쟁을 하고 있고, 오히려 과거에는 없던 세금 부담이 생겼다.

사실 서울대의 경우 1인당 학생 교육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재정 없이는 해결이 힘든 문제다. 다른 국립대에 비해서는 많지만, 도쿄대와 비교했을 땐 서울대의 교육비가 50% 정도 낮다. 도쿄대의 70% 수준으로 1인당 교육비를 끌어올리고 싶다. 이를 위해 정부가 대학을 더욱 많이 지원하도록 설득하겠다.

◇서울대 국제화의 방향은 무엇인가=
과거 서울대의 국제화는 서부의 유명한 대학으로부터 배운다는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대에도 많은 성취가 있었으며, 위상 또한 달라졌다. 우리의 성취를 나눌 수 있는 양방향 국제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로 유학 오는 외국 학생들이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국내 학생들을 위해서도 더욱 체계적인 국제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국제부총장을 신설하고자 한다. 해외의 우수학생과 교수들을 유치하기 위한 융·복합형 교육 연구단지를 건설할 계획인데, 시흥캠퍼스는 이런 방면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 같다.

◇학내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한 계획이 있는가=
법인화의 목적은 자율성 확대로, 이는 총장의 자율성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의 자율성이다. 하지만 법인화 이후 권한은 본부에 집중된 반면, 대학이나 학과는 통제를 받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자율성 확대와 분권화가 필요하다. 각 단과대나 학과의 특성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대학행정이 바뀌어야 하며, 평의원회 같은 의사결정기구의 대표성을 강화해 장기적인 정책 수립까지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학내 구성원의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 서울대는 학내 구성원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한 번도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다. 서울대의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통일평화연구원장을 역임했는데, 총장으로서 최근 변화하는 남북정세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한국은 지금 역사적 대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제 서울대는 한국의 서울대를 넘어 동아시아의 질서를 설계할 수 있는, 한반도의 서울대가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스포츠와 예술 교류부터 시작해 점차 교류를 사회·교육 분야로 확대해 가야 한다. 학생들도 생각의 지평을 동북아시아 전체로 넓힐 수 있도록 사소한 문화 교류나 역사 답사 등을 내년부터 구상화하겠다.

레이아웃: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사진: 황보진경 기자 hbjk0305@snu.kr

임채원 취재부 차장 dora020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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